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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를 떠나 상대를 품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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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11,205회 작성일 25-03-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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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장애인근로자지원센터 박은아 상담실장
기자명기고/박은아 입력 2025.03.19 17:29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3년을 한 곳에서 일해 왔습니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동안 전문 사서 선생님은 3명이나 임기를 마치고 떠났습니다.

그는 성실하고 규칙을 잘 지켜 학교에서도 평판이 좋습니다. 자폐성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지만 사서 선생님 3명 모두와 잘 지냈습니다. 제가 만나 본 그도 어휘력과 이해력이 참 좋았습니다. 물론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듣기보다 말하기에 치중된 소통의 어려움은 조금 있지만, 자폐성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작년에 4번째로 부임한 사서 선생님과는 좀 특별합니다. 소소한 갈등이 반복되었습니다. 그의 입장은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 사서 선생님에게 답답하고 무시당하는 기분이 자주 들어 힘들다고 합니다. 사서 선생님은 “특수교육을 전공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장애인을 이해 해야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가 상담과 심리검사를 받도록 조치해달라고 상위기관에 요구하였습니다. 참고로 그의 심리검사 결과도 특이 소견은 없습니다. 단지, 장애 유형의 특성이 잘 드러났을 뿐이지요.

우리는 일상에서 가끔은 덜 도덕적이거나 건강하지 못한 가치관을 지닌 비장애인도 만납니다. 게다가 함께 일해야만 하는 동료라면, 어쩔 수 없더라도 상대를 더 알아가려고 마음 써서 노력하는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자세’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러면 건강한(심리‧정서적으로) 장애인과 건강하지 못한 비장애인이 함께 일한다고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먼 길을 찾아간 저는 그의 어머니에게 격려를 보냈습니다. “아드님을 건강하게 키우셨어요. 아주 잘 크셨습니다!”

사서 선생님은 나이가 더 많고 상위자이면서 비장애인이지만, 저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그가 직장에서 사서 선생님을 더 품고 이해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사서 선생님을 동료로서 좀 더 이해해 보자는 응원을 담은 제안을 수락한 그와 어머니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상위자-하위자, 장애-비장애를 떠나, 때로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상대를 품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의 용기를, 그 용기가 빛을 발하기를 응원합니다.

동료의 장애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부서를 옮겼을 때 새로운 업무를 파악하는 맥락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장애인을 이해하는 특별부록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별책부록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늘 동일 선상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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