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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공모전’ 수상작 연재-② 우수상 ‘엄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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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13,000회 작성일 24-03-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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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에이블뉴스 입력 2024.03.13 11:30 수정 2024.03.13 13:11

이에 매년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공모’를 실시,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모두 68개 작품을 접수, 심사를 통해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23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수상작 중 최우수상 1편, 우수상 2편, 장려상 5편을 연재한다. 두 번째는 우수상 ‘엄마 선생님’이다.

엄마 선생님

설정민((사)서울시장애인부모회/ 돌봄서비스 제공)

‘돌봄 서비스’는 나에게 익숙한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이며 현재 우리 가족도 지원을 받고 있다.

나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키우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장애아가족은 힘들고 어려운 나날들의 연속이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나를 위해 또 우리 가족을 위해 가정에서 벗어나 경제적 활동을 하고 싶었고 양육의 경험을 살려‘장애아 돌보미’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와 같은 장애아가족들께 필요한 도움을 드리고 싶었고 지금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지원을 하여 현재는 장애아 돌보미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3월 따뜻해지는 계절에 만난 장애아가족의 이야기다.

아이는 크고 동그란 눈에 천진난만한 얼굴을 한 남자아이였다.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에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라 마음이 더 많이 갔던 것 같다.

보호자와 간단한 상담을 통해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파악을 하였고 보호자께서 늦은 저녁시간까지 근무를 하셔야 했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 가정 내 돌봄을 하게 되었다.

또래 남자아이들처럼 집 안에는 공룡, 로봇, 자동차 장난감들이 많이 보였다. 일단 아이가 주로 하는 놀이를 지켜보았다. 트램폴린도 탔다가 공룡로봇 장난감도 만졌다가 단어카드를 들춰보기도 하며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옆에 다가가서 관심을 보이면 아이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며 거부하는 몸짓도 보였고 문을 닫기도 하였다.

아이랑 친해지기 위해 첫 돌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아이가 좋아할만한 자료들을 준비하였다.

다시 만날 날 아이가 줄지어 놓았던 변신로봇 관련 포스터를 뽑아 코팅을 하여 선물을 해주었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하던 얼굴이 생각이 난다.

변신로봇 주제곡이나 공룡 관련 노래를 출퇴근길에 반복하여 듣고 부르며 외웠고 아이 앞에서 신나게 불러주니 트램폴린 위에서 높이 점프를 하며 소리 내어 웃던 모습도 생각이 난다.

처음에는 아이 옆에서 혼자 열창을 하였는데 3개월쯤 정도 지난 후에는 음정과 박자가 엉망진창이긴 하지만 아이가 중간에 같이 흥얼거리기도 하였고 5개월쯤에는 서로 마주보고 한 소절씩 주고받을 정도가 되었다.

아이는 조금씩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었고 반응도 보이기 시작했다. 주말을 지내고 오랜만에 만나는 날에는 아이도 모르게 “엄마”라고 부르기도 하였고 손을 잡고 “우리 가자”라고 말하며 장난감이 있는 곳으로 나를 초대해주기도 했다. 아이와 라포 관계가 형성되고 나서는 기본생활습관이나 학습적인 부분에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간식을 먹을 때는 도구를 사용하고 제자리에 앉아서 먹기, 놀이 후 장난감은 제자리에 정리하기, 화장실을 다녀 온 뒤 손 씻기, 쓰레기는 휴지통에 버리기 등 돌봄시간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경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알려주었다.

대부분 촉구를 통해 수행을 하는 모습이었지만 어쩌다 한 번씩 선생님의 인기척을 느끼고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다.

처음 보호자와 상담을 할 때에는 아이가 학습적인 부분은 협조를 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아이는 다행히 나를 잘 따라주었다. 물론 처음에는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어렵고 학습에 대해 거부를 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거실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서 방에 있는 책상으로 자리를 옮겨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관련 색칠하기, 오리고 붙이는 미술 활동 등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간단한 활동지는 준비하여 제공해주었다.

매번 같은 루틴을 반복 하다 보니 아이도 익숙해졌는지 먼저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와 학습을 할 준비를 하기도 했고 퇴근하려던 나의 가방을 잡고 놔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아이의 적극적인 모습에 매번 이것저것 준비를 하였고 학습활동 시간도 조금씩 늘려가고 수행정도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하며 여러 자료들을 찾아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점점 갈수록 촉구를 하지 않아도 활동지를 보고 줄을 그어가며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보호자께서는 학습적인 부분에서 수행능력이나 집중도 등 아이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대견해 하셨고 치료수업을 받고 있는 기관에서도 인지적인 부분이 많이 올라왔고 잘한다며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에게는 한 살 많은 누나가 한 명 있다. 돌봄시간 동안 누나는 숙제를 하거나 게임을 하였고 스스로 간식을 챙겨먹으며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나의 주요 업무는 장애아동을 돌보는 일이었지만 기회가 만들어지면 함께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아이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보호자께서 아이를 돌보미에게 맡기는 동안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실 것 같아 마음 편히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매번 돌봄을 하는 중간에 그 날의 특징적인 기분상태나 건강상태, 또 활동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보호자께 전달 드리며 피드백을 하였고 퇴근 후 가정으로 돌아오시면 오늘 지냈던 일, 변화된 점 등을 이야기 나누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쉽게 꺼내지 못하는 장애가 가족에 대한 고충들을 주고받으며 공감하였고 서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이 글을 쓰며 아이와 만들었던 그 때 그 장면들이 생각나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마음이 조금 먹먹하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쯤 무얼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다. 보호자께서 나를 믿고 맡겨 주셨고 나 또한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었기 때문에 잘 따르고 잘 지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싶다.

아이와 함께한 추억을 기억하고 가족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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