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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사전에서 ‘정신장애’ 찾아보고 경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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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13,085회 작성일 24-01-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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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칼럼니스트 서인환 입력 2024.01.26 13:24 수정 2024.01.26 15: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의 종류를 정의하고 있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별표1에서 다른 장애 종류들은 어떤 “장애가 있는 사람” 또는 “장애로 인하여 사회적 제약이 있는 사람” 등으로 정의하는데, 자폐성 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은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고 있다.

별표1은 장애 종류가 아니라 장애인 종류를 말하고 있는데, 사람에게 종류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인지 장애의 종류라고 제목을 붙이고 장애인의 종류(유형)를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사고 기능이나 능력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였는데, 사고능력은 심상이나 지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정신적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지적 능력도 포함하는 의미가 된다. 여기서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가 정신장애에 포함되는 것으로 오해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그리고 하필이면 자폐성장애와 정신장애인에게만 도움이 필요하다고 굳이 했을까?

정신장애인을 위한 법률은 별도로 없지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다. 이 법은 정신장애인을 포함하여 모든 정신질환자를 위한 복지서비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3조 정의에서 “정신질환자란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라고 하고 있다. 정신질환은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포괄하는 것처럼 보이나,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면서 정신질환과 정신장애를 동일시해 버렸다.

정신장애는 사회적 의미이고, 정신질환은 의료적 의미인 것 같은데, 장애인복지법상 정신장애에 포함되지 않는 포괄적 정신질환을 포함하여 사회적 모델로 정의하고 있다.

질환의 증상이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여 사회적 모델 형태를 갖춘 것 같은데, 이런 좋은 의도가 오히려 정신장애와 정신질환을 구분하지 못하고, 정신장애인은 위험한 존재처럼 혼돈하게 되고,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를 동일하게 여기면서 오히려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잘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심지어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까지도 정신질환의 하나이므로 정신장애와 혼돈하게 만든다. 지적장애는 비정상이 아니라 단지 차이를 나타낼 뿐이며, 자폐성 장애는 발달기의 타인과의 소통의 부족일 뿐이다.

‘위키백과 한국’에서는 정신장애란 정신질환으로 인한 장애라고 하고 있으며, 이 사전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한민국의 법에서는 후자를 정신적 장애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정신장애는 정신적 장애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정확히 말하면 정신적 장애가 아니라 발달장애라고 해야 하며,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포함하여 정신적 장애라고 한다고 해야 한다.

여러 사전에서 정신장애인은 정신질환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정신질환은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고, 단지 정신적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수면장애나 단순 스트레스도 정신질환의 하나라고 한다면 정신질환을 가진 자이므로 정신장애인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신장애는 정신질환과 동일한 의미로 정신질환을 참고하라는 사전도 있다. 위키백과사전에서 정신질환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정신질환은 정신 기능에 이상을 나타내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잦은 지장을 초래하는 병적 상태라고 하고 있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사회생활을 적응하지 못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정신질환이 공식적 명칭이며, 정신병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의사들은 정신기능에 손상을 입은 경우를 정신병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사회 통념상 정신병이라고 하면 그 사람은 정신병자가 되어버린다. 사회적으로 부정적 뉘앙스가 있어 순화해서 정신질환자라고 불러야 한다고 사전에서는 기술하였다. 부정적 뉘앙스로 인해 정신병자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리를 다쳤다고 신체병자라고 하지 않는다. 감기가 들었다고 신체병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연히 정신적 문제를 하나 가지고 있다고 정신병자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정신질환을 하나는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불면증은 매우 흔하며, 우울증 역시 4명 중 한 명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요즘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라든가, 요즘 기분이 우울한 편인 것이지 정신병자는 아니다.

위키백과에서는 주로 성격이 조용하고 신경이 예민하며 지능, 학력이 괜찮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저학력에 노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하자면 지능과 관련이 밀접한 병이기도 한데 대개 아이큐가 높은 사람일수록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비례하며 반대로 아이큐가 낮으면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고 기술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은 아이큐가 좋다는 것은 칭찬일까? 정말 아이큐가 낮으면 정신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없을까? 정신장애인은 육체노동을 시키면 치료될까? 정신장애인이 되지 않으려면 공부를 적게 시키면 될까? 참으로 위험한 편견이다.

‘위키백과 한국’에서는 저소득층이 정신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정신장애인이 된 것일까? 아이큐가 높으면 더 부유하게 살 것 같은데, 저소득층이 정신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전혀 반대되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머리는 좋은데 잘 살지 못하면 정신장애인이 될 확률은 더 높아질까? 통계가 그렇다고 하니 그 통계가 표본집단 구성을 잘못 했거나 통계처리 또는 해석상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통계에서 수많은 독립변인 중 하필이면 경제와 아이큐만 꼭 짚었을까? 남자와 여자, 실연의 경험, 이질적 집단에서의 소수인 등등 많은 문화적 변수들이 있을 것인데, 하필이면 지능과 경제적 수준으로 정신장애인에게 편견을 주는 학문을 만들었을까?

또한 위키백과사전에서는 어렸을 때 개성이 강하고, 행동이나 언행이 기이해서 일부 주변 사람들로부터 왕따 등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중간중간 있었다면 더 확률이 높아진다고 기술하고 있다. 엉뚱한 행동을 하여 정신장애인이 되었다는 말인지, 왕따로 인하여 정신장애인이 되었다는 말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세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응하기 전에는 탐색과정에서 엉뚱한 행동을 할 것이고, 창의적인 사람도 엉뚱한 행동을 한다. 왕따 역시 스트레스를 주어 정신적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비난받거나 자신만의 세계에서 위안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흔히 누구에게서나 일어난다.

신경물질 세토닌이 부족하여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몸과 정신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 즐거움도 신경물질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경물질의 결핍이 아니라 그 물질의 결핍을 가져오게 한 환경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며, 치료법은 물질을 증가시키는 것일 수 있으나 물질의 결여가 본질적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정신질환을 뇌의 기능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뇌영상기법을 통해 정신질환을 판정하기도 한다. 이 역시 뇌의 구조나 뇌신경이나 뇌파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치관 상실, 공상의 세계에 스스로 갇힘, 강력한 힘에 저항하는 방어기제, 학대나 돌파구가 없는 상태에서의 좌절감 등등으로 인하여 몸이 이상 증세를 보인 것일 뿐이다. 그 근본적 원인인 환경을 무시하고 단지 현상의 하나로 이상을 발견할 수는 있으나, 치료가 그것으로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다.

위키백과사전에서는 자신이 정신질환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멀쩡한 상태에 속한다. 그렇다고 모두 정상은 아니라고 기술하였다. ‘멀쩡’이란 단어와 ‘정상’이란 단어가 너무나 눈에 거슬린다. 우리는 지적장애인의 인식에 매우 부정적인 ‘바보 같다’란 말을 너무나 쉽게 하고, 정신장애인 인식에 부정적인 ‘미쳤다’란 말을 너무나 쉽게 한다. 신체적으로 너무나 많은 질환 중에 매우 중증이고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병이기에 병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데, 정신적 장애에 대해서는 너무나 폭력적인 말을 함부로 해 왔다.

우리는 장애 범주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신적 장애 중 난독증이나 정서장애, 행동장애, 해리장애 등은 새로이 장애의 유형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불안장애, 강박증, 스트레스성 장애, 정신적 습식장애, 정신적 성기능장애, 충동장애, 품행장애, 수면장애, 중독성 장애, 치매인지장애(?), 성격장애, 수면장애, 변태장애까지 장애로 인정하자고 하지는 않는다. 이런 것까지 장애로 인정하면 흡연자 모두가 장애인이 될 것이다. 정신질환은 의료적 용어로, 정신장애는 사회적 제약 정도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정의해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경우를 장애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정신질환들이 있는데, 어떤 질환들을 기준으로 해서 지능이 높으면 정신질환자가 되기 쉽고, 가난하면 정신질환자가 되기 쉽다는 말을 함부로 하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정설이라 하더라도 뒤집힐 수 있으며, 잘못을 바로잡는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군인이 정신질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 환경을 재구조화할 문제이지, 군대를 기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사람의 장애인에 대한 창작 용어가 국어사전에 등재되었다. 순수우리말이란다. 그것은 ‘나간이’이다. 사전에서 나간이란 신체의 어느 부분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잃은 사람, 또는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을 나간이라고 한다면 시대에 맞겠는가? 접시에 이가 나가듯이 흠집이 있다고 하거나 정신이 나가듯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면 이는 인식 부족 수준이 아니라 언어폭력 수준이다.

사전이 시대를 따르지 못한다. 특히 신조어에서 ‘폼 미쳤다’란 말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미치다’란 말은 세소토어(남아프리카 소도족의 언어로 한국어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언어)에서 유래한 말로, 고전에서는 석보상절에 나오는 것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소리치며 시비거는 것(남을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정신장애인이 타인을 붙들고 함부로 하지는 않는다. 망상이 있어 허공에서 누군가를 부르고 붙들고 있다면, 이는 억지로 짜 맞춘 말이고, 실재 인물을 부르거나 잡는 것이 아니므로 어원과도 맞지 않다. 그러니 정신장애인에게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애인 차별은 각종 법률에서 차별적 요소를 찾아 제거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며, 다음으로 문화에서의 고정관념과 불평등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장애인 인식은 사전에서의 잘못된 표현부터 찾아 시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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