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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고용 확대 위한 총대, 메겠다면 제대로 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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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13,057회 작성일 24-01-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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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 맞춘 발달장애인 직업논단-77 '우리금융그룹 발달장애인 고용전략'
사회공헌 활동에 앞서 기본기인 장애인 고용이 선결되어야
금산분리 규정 개정 등도 필요하지만 발달장애인 고용은 '정석대로'
기자명칼럼니스트 장지용 입력 2024.01.18 10:39

“3000명까지도 고용해 최대한 취업률을 높이는 게 우리가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고 본다”

이 말을 들으면 필자에게 솔깃한 소리처럼 들렸겠지만, 실제 하겠다는 결론은 오히려 실망스러운 느낌으로 되돌아왔다. 발달장애인 고용을 늘리자면 얼마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필자까지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이 마성의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말, 우리금융그룹은 발달장애인 고용 프로젝트 등이 담긴 사회공헌 비전 〈우리가 함께 만드는 더 나은 미래 (Together, with WOORI)’〉를 발표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이 제시한 대안에 대하여 매우 실망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생색은 다 부리겠고 우리는 책임을 이행하지 않겠다’ 이런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앞에서 거론한 발언도 장광익 그룹 부사장의 발언이었지만, 이 말을 ‘빛 좋은 개살구’라 혹평하는 이유는 바로 발달장애인 고용의 주체가 사실은 우리금융그룹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 의무는 각 기업이 져야 하며, 우리금융그룹은 금융업계 주요 기업으로서 장애인 고용 의무 목표 달성을 위해선 이번에 총대를 메겠다면 얼마든지 메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그 발달장애인 고용 방식에서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발달장애인 직원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 발달장애인 고용을 떠넘기겠다는 ‘수준 이하’의 방식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 본점 (2017년 촬영). ⓒWikimedia Commons
우리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 본점 (2017년 촬영). ⓒWikimedia Commons
일단 장애인 고용의무의 실질적인 계산을 해보기 위해 정확한 기준선을 일단 그룹의 중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기준에 두고 계산해보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즉 DART를 통해 공개된 현재 우리은행 직원 숫자는 13,913명이다. 그리고 그것을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인 3.1%를 적용하면 우리은행이 직접 장애인을 고용해야 할 쿼터는 432명 정도이다.

또한, 공시된 우리은행의 전체 국내 지점 숫자는 일반지점 전국 624개소, 출장소 89개소 이렇게 총 713개소이다. 이것을 대입하면 1개 지점에서 1명의 발달장애인 직원을 전국 713개 지점에서 모두 고용한다고 셈 쳐도 713명을 고용할 수 있다. 거기에 발달장애인은 장애인고용법상 중증장애인 더블카운트 규정이 적용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1426명을 고용하는 셈이라는 계산이 선다.

거기에 은행이라는 특성상 특정 영업점은 거점 점포로 운영될 수도 있으며 당연히 추가 발달장애인 인력이 투입될 수 있다. 거기에 본사 등의 인력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장애인 고용을 열심히 하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우리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1% 수준의 장애인 고용률을 보이며 이에 따라 내게 된 법정 부담금은 43억 5천만 원이었다. 만약 이러한 것을 실현한 동시에 기존에 고용한 (장애인·비장애인 직원을 다 포함해서) 직원이 전원 고용유지가 되었다고 전제를 하고 계산하면 장애인을 고용한 비율은 15,339명에서 1,566명을 고용한 것이 되므로, 10%의 고용률을 달성하는 기적이 나오게 될 것이다.

다행히 장애인고용법상 장애인 고용 실적은 장애 유형을 따지지 않는 점을 봐도 그렇다.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그렇게 달성되고 오히려 회사가 고용장려금을 타면 무엇에 쓸지를 생각해도 될 행복한 고민을 할 수준이 된다. 즉, 사회공헌을 하기에 앞서 직접 ‘당신들부터 직접 장애인 고용을 먼저’ 한 뒤에 실천하는 것이 논리에서 앞뒤가 맞게 되는 것이다. 장애인을 이렇게 해주기 전에 당신들이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보여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일단 우리금융그룹의 주력인 우리은행을 기준으로만 계산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은 어쨌든 ‘지주회사’이다. 우리은행 이외에도 우리금융그룹에는 지주회사 본사에 카드, 저축은행 등 다양한 계열사가 존재한다. 즉, 고용 의무기업은 더 많고 많다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우리금융그룹에서 우리은행 이외의 고용 의무기업에 해당하는 회사는 15개 회사이다. DART 공시에는 더 많은 계열사가 공시되어있으나 사모펀드를 위해 설립한 법인이나 국내 사업자등록번호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 국외법인이 포함되어있으므로 사업자등록번호가 고시되면서 사모펀드가 아닌 것만 세면 그렇다.

이 점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장애인 대규모 채용을 명분으로 이런저런 곳에서 발달장애인 긁어가기 수준의 공격적 영입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프로야구에 있는 자유계약선수 영입 제한 규정인 영입 인원수 제한과 선수 등급제 이런 것에 샐러리캡, 즉 연봉 총액 제한법도 없으니 발달장애인 1500명 고용 카드를 잘만 사용하면 이 김에 확실히 발달장애인 고용의 ‘라이징 스타’가 될 기회였다.

이러한 강력한 작전을 쓰면 얼마든지 자신들이 공약한 것을 자신의 역량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우리금융그룹은 실질적인 발달장애인 고용은 자신들이 직접 총대를 메는 것이 아닌 굿윌스토어에 넘기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굿윌스토어는 어쨌든 우리금융그룹의 소속이 아니다. 밀알복지재단의 관할 사업이다.

물론 이러한 선택을 한 원인 중에는 법률상 규정된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이러한 운영을 할 법인을 우리금융그룹이 직접 설립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일단 봐야 할 것이다. 금산분리 원칙상 심지어 프로스포츠 구단조차 운영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법령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제로 금산분리를 우회하기 위해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명목상의 재단법인을 내세워 K리그1 대전 하나 시티즌 축구단을 운영하는 우회 전략을 사용할 정도이다. 물론 실질적인 소유권은 하나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고 메인 스폰서 역할로도 활동하기는 하지만 그렇다.

정 그렇게 하고 싶다면 법령상 금산분리 예외 규정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해 운영하는 특별 기업(즉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설립’ 같은 조항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입법 요구를 추진하는 것이 선결 조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이 모두 실현되면, 우리금융그룹의 운영권이 적용되는 굿윌스토어를 운영하기 위한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굿윌스토어의 상표권 등을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로열티를 지불하는 형식을 빌려 운영법인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하는 방법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발달장애인 인력 출처를 잠깐 논하면, 장기적으로 굿윌스토어를 지원하는 전략을 실행할 때 그 발달장애인의 인력 출처는 될수록 보호작업장이나 이른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투입되었던 발달장애인을 이러한 곳으로 이직하게 유도해야 한다. 즉, 비효율적이거나 커리어를 만들 수 없는 일자리에서 생산성·발전성이 있는 일자리로 유도하는 것이다.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도 결과적으로 특정 장애계 집단에 이용되었다는 비판이 있기에 그렇다.

물론 이 방식은 ‘정석’이 아니다. 필자가 가장 강조하는 ‘장애인 고용의 정석’의 핵심은 바로 고용 의무기업의 직접 고용이다. .

앞에서 우리은행 전국 지점 수를 바탕으로 계산을 해봐도 우리은행 단독 사업이라 해도 법적인 장애인 고용의무는 1지점 1 발달장애인 고용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과제다. 거기에 한발 더 나아가겠다면, 이 김에 무슨 대안을 내놓는 것보다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그리고 법적 문제 해결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발달장애인을 우리금융그룹 소속 계열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무리하게 사회공헌을 한다고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문제다. 먼저 자신들부터 이 노력을 다한다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이다.

직무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필자가 언제나 강조하는 사안이지만 사무업무의 단순한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발달장애인 고용이라는 일종의 ‘사내 아웃소싱’ 등의 방식을 사용하는 일본의 전례를 참조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거기에 어차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이러한 문제를 위한 컨설팅도 충분히 제공되고 있으니 어떻게 할지는 당신들 재량껏 해보면 될 사안이다.

우리금융그룹의 자본력으로는 얼마든지 법률상 문제 부분을 해결할 힘은 충분히 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바로 당신들이 이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증명할 기회다. 정석대로 고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본이자 전략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발달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총대를 메겠다는 다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총대를 제대로 메지 않은 느낌이 든다. 발달장애인의 직접 고용 등 우리금융그룹이 발달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제대로 총대를 메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달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총대를 메겠다면, 제대로 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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