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법지원 예규에서의 아쉬운 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햇빛촌 조회 2,865회 작성일 26-02-09 11:18본문
【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최근 법원 행정처가 ‘사법절차와 서비스에서의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사법접근 및 사법 지원에 관한 예규’(이하 ‘예규’)를 발표했다. 이는 2014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 정부에 사법접근권의 실효성을 강화하라는 권고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의 사법접근권 가이드라인은 버전 3에 해당한다. 국내 판사 3천여 명 중에 장애인법연구회에 가입된 판사는 400명 정도인 것도 장애인의 인권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번 예규는 가이드라인(지침)에서 법적 지위를 상향시켜 예규로 정하였다. 그리고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의견조회도 하였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말 판결문 작성 방법에 관한 연구 등과 함께 사법부의 인권 감수성의 향상을 엿볼 수 있다.
사법 지원은 개별성의 원칙과 의사 존중의 원칙, 적극적 안내의 원칙, 대안 모색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종전의 사법접근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은 지원의 종류가 제한적이었고, 지원을 위한 조직이 부재했고, 지원을 위한 예산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 예규는 사법접근성을 법원을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도록 하였고, 물리적 접근, 정보접근성과 보조기기 지원을 포함하였다. 조직으로는 사법접근센터를 두고, 우선지원창구를 운영하며, 사법지원관을 두도록 하였다.
사법 지원의 제공은 해당 재판관이 결정하도록 하였다. 재판 중인 경우 사법지원을 신청할 수 있으나, 법원의 민원실 이용 등을 재판부가 결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편의시설이나 정보제공과 보조기기를 갖추고 이용하도록 하겠지만, 이런 기본적인 것은 재판부의 결정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보장 차원에서 요청하면 언제든지 허가가 아닌 수용으로 제공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예규에 재판 중에 제공되는 인적 서비스와 운영의 문제, 절차의 문제만 재판부가 결정한다고 해야 했다.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물론 예규에는 민원 처리에서의 사법 지원은 사법 지원 신청 없이도 제공한다고 하였으므로 해석상 그런 의미를 담고는 있다. 그렇다면 재판 과정에서 모든 접근지원은 재판장이 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민원 처리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재판 과정에서 재판장의 허락이 있어야 함은 이치에 맞지 않다. 재판장이 정하는 것은 편의시설이나 보조기기 제공, 정보제공 외의 통역이나 의사소통 지원 등의 인적 서비스와 절차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동과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자를 협조자라고 하였다. 조력인, 지원인이란 용어를 사용해 온 것에 비해 생소하다. 협조자에게 활동지원 급여에 해당하는 시급을 지급하되, 기존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는 급여와 중복해서 지급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중복지급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서비스원에 지급 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중복지급을 받은 자는 부정수급으로 적발될 것이다. 활동지원사가 협조자가 되어 법원에서 급여를 받으려면 그 시간은 사회복지정보망에는 신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어디서 받든 마찬가지니 법원에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따로 구분하여 신청하면 활동지원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예규에 협조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 장애인 개인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을 데려와도 되는지, 사법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면 법원에서 협력자를 정해주는 것인지 등의 절차도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다. 상식적으로 개인과 인연이 있는 신뢰가 가는 사람을 직접 지정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친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낯가림을 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경우 협조자의 노력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가족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이나 신뢰자를 협조자로 지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하지만 재판장이 결정하면서 이런 것까지 잘 챙길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함께 생활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방식이나 행동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의사 존중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협조자의 직접 지정을 우선하는지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청양식에 사법 지원 종류의 선택 조항만 나와 있다.
협조자가 재판 과정에서의 조력하는 전문가도 포함되는지 정확하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수어 통역이나 장애인 특성을 잘 아는 전문가, 심리치료 전문가가 활동지원 급여를 받고 사법 지원을 하는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 물론 무료봉사보다는 나을 수 있겠으나, 제대로 된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협조자가 이동 및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으니 의사소통의 전문성을 너무 가벼이 보는 것 같다.
활동에 관한 사법 지원이란 조항이 별도로 있어 이것은 또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협조자가 하는 모든 활동이 활동에 관한 사법 지원은 아니다. 조문을 보면 의사소통에 관한 언급은 없다. 재판 과정에서의 휴식 지원, 이동지원 등을 하는 활동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장애인이 필요한 휴식이나 출퇴근 등을 고려한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건강상태를 고려한 재판 기일 지정과 재판 진행 조정 등을 말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이동지원 인력 제공과 기일 지정에서의 배려 등 구분이 필요하다. 인적 서비스 제공과 재판에서의 배려가 혼재되어 혼란스러운 것이다. 단순히 나열식이 아니라 인적 서비스의 제공과 재판 기일 정함과 진행에서의 배려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법원 행정처는 지역별로 사법 지원을 협력할 장애인복지관이나 단체를 신청받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려고 하고 있다. 단지 많은 협력 단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단체와 그 단체의 소속 지원 인력의 전문 분야와 역량을 파악하고 철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단지 단체가 참여하였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하지 않음만 못 할 수도 있다. 어떤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사법 지원에 대한 홍보나 안내 정도라면 많은 단체의 협약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재판에 참여하는 장애인이 자폐성 장애인이며 언어도 사용하지 않고 심한 상동행동을 하는 자라면, 그리고 가족이나 신뢰할 만한 지인조차도 없다고 하면, 그래서 장애인단체에 연락하여 전문가를 모셔 왔다고 하면 그 전문가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쉬운 말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은 그래도 상당히 경증에게만 가능하다.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 확대 문자를 준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개별성의 원칙을 준수하려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논의하는 장이 있어야 하고, 가족과 장애인단체가 여기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사람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만남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예규에서 원칙을 해석하거나 조문들을 해석하지 않고 문구만 읽어도 선명하도록 문장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리고 개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이 없고, 당사자의 지원자 선택권 보장 등을 명확히 정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분석하고 포함하려고 노력한 것은 고무적이나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고 서비스 적용의 장애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 어떤 의미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심신미약이나 상실이 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판장에게 대변 역할을 하는 장애인 인권 전문가의 발언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이번 예규는 가이드라인(지침)에서 법적 지위를 상향시켜 예규로 정하였다. 그리고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의견조회도 하였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말 판결문 작성 방법에 관한 연구 등과 함께 사법부의 인권 감수성의 향상을 엿볼 수 있다.
사법 지원은 개별성의 원칙과 의사 존중의 원칙, 적극적 안내의 원칙, 대안 모색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종전의 사법접근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은 지원의 종류가 제한적이었고, 지원을 위한 조직이 부재했고, 지원을 위한 예산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 예규는 사법접근성을 법원을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도록 하였고, 물리적 접근, 정보접근성과 보조기기 지원을 포함하였다. 조직으로는 사법접근센터를 두고, 우선지원창구를 운영하며, 사법지원관을 두도록 하였다.
사법 지원의 제공은 해당 재판관이 결정하도록 하였다. 재판 중인 경우 사법지원을 신청할 수 있으나, 법원의 민원실 이용 등을 재판부가 결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편의시설이나 정보제공과 보조기기를 갖추고 이용하도록 하겠지만, 이런 기본적인 것은 재판부의 결정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보장 차원에서 요청하면 언제든지 허가가 아닌 수용으로 제공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예규에 재판 중에 제공되는 인적 서비스와 운영의 문제, 절차의 문제만 재판부가 결정한다고 해야 했다.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물론 예규에는 민원 처리에서의 사법 지원은 사법 지원 신청 없이도 제공한다고 하였으므로 해석상 그런 의미를 담고는 있다. 그렇다면 재판 과정에서 모든 접근지원은 재판장이 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민원 처리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재판 과정에서 재판장의 허락이 있어야 함은 이치에 맞지 않다. 재판장이 정하는 것은 편의시설이나 보조기기 제공, 정보제공 외의 통역이나 의사소통 지원 등의 인적 서비스와 절차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동과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자를 협조자라고 하였다. 조력인, 지원인이란 용어를 사용해 온 것에 비해 생소하다. 협조자에게 활동지원 급여에 해당하는 시급을 지급하되, 기존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는 급여와 중복해서 지급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중복지급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서비스원에 지급 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중복지급을 받은 자는 부정수급으로 적발될 것이다. 활동지원사가 협조자가 되어 법원에서 급여를 받으려면 그 시간은 사회복지정보망에는 신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어디서 받든 마찬가지니 법원에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따로 구분하여 신청하면 활동지원 시간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예규에 협조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 장애인 개인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을 데려와도 되는지, 사법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면 법원에서 협력자를 정해주는 것인지 등의 절차도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다. 상식적으로 개인과 인연이 있는 신뢰가 가는 사람을 직접 지정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친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낯가림을 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경우 협조자의 노력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가족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이나 신뢰자를 협조자로 지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하지만 재판장이 결정하면서 이런 것까지 잘 챙길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함께 생활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방식이나 행동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의사 존중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협조자의 직접 지정을 우선하는지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청양식에 사법 지원 종류의 선택 조항만 나와 있다.
협조자가 재판 과정에서의 조력하는 전문가도 포함되는지 정확하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수어 통역이나 장애인 특성을 잘 아는 전문가, 심리치료 전문가가 활동지원 급여를 받고 사법 지원을 하는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 물론 무료봉사보다는 나을 수 있겠으나, 제대로 된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협조자가 이동 및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으니 의사소통의 전문성을 너무 가벼이 보는 것 같다.
활동에 관한 사법 지원이란 조항이 별도로 있어 이것은 또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협조자가 하는 모든 활동이 활동에 관한 사법 지원은 아니다. 조문을 보면 의사소통에 관한 언급은 없다. 재판 과정에서의 휴식 지원, 이동지원 등을 하는 활동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장애인이 필요한 휴식이나 출퇴근 등을 고려한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건강상태를 고려한 재판 기일 지정과 재판 진행 조정 등을 말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이동지원 인력 제공과 기일 지정에서의 배려 등 구분이 필요하다. 인적 서비스 제공과 재판에서의 배려가 혼재되어 혼란스러운 것이다. 단순히 나열식이 아니라 인적 서비스의 제공과 재판 기일 정함과 진행에서의 배려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법원 행정처는 지역별로 사법 지원을 협력할 장애인복지관이나 단체를 신청받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려고 하고 있다. 단지 많은 협력 단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단체와 그 단체의 소속 지원 인력의 전문 분야와 역량을 파악하고 철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단지 단체가 참여하였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하지 않음만 못 할 수도 있다. 어떤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인력풀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사법 지원에 대한 홍보나 안내 정도라면 많은 단체의 협약까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재판에 참여하는 장애인이 자폐성 장애인이며 언어도 사용하지 않고 심한 상동행동을 하는 자라면, 그리고 가족이나 신뢰할 만한 지인조차도 없다고 하면, 그래서 장애인단체에 연락하여 전문가를 모셔 왔다고 하면 그 전문가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쉬운 말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은 그래도 상당히 경증에게만 가능하다.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 확대 문자를 준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개별성의 원칙을 준수하려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논의하는 장이 있어야 하고, 가족과 장애인단체가 여기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사람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만남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예규에서 원칙을 해석하거나 조문들을 해석하지 않고 문구만 읽어도 선명하도록 문장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리고 개별화된 맞춤형 솔루션이 없고, 당사자의 지원자 선택권 보장 등을 명확히 정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분석하고 포함하려고 노력한 것은 고무적이나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고 서비스 적용의 장애인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 어떤 의미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심신미약이나 상실이 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판장에게 대변 역할을 하는 장애인 인권 전문가의 발언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