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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장애인 당사자의 동의 없는 위치추적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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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14,342회 작성일 21-07-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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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등 3개 단체(7월 26일)
기사작성일 : 2021-07-26 11:27:28
지난 6월 18일, 엄태영 의원 외 10인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실종아동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대표발의자인 엄태영 의원은 정신적 장애인을 ‘실종자’로 규정하고, 장애인은 핸드폰 분실의 위험이 높다면서 위치추적장치 발급과 항시 소지만이 발달장애인 실종 예방의 유일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법률안 회부와 동시에 정부와 지자체도 일제히 발달장애 실종 ‘예방’에 나섰다. 2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대기업이 ‘배회감지기’의 제작 및 보급을 발표했으며, 경기도, 인천시 남구(미추홀구)와 강화군, 송파구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실제 개정안 원문을 보면 이것이 정말로 정신적 장애인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며, 이 법이 정신적 장애인의 인권과 자유를 옭아매는 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어난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신적 장애인의 실종 예방을 위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보호자의 신청만으로 정부가 위치추적장치를 발부, 지원할 수 있다. 게다가 정신적 장애인의 보호자가 요청하면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도 당사자의 위치가 모두 드러나게 되어 장애인 개인의 ‘배회’를 막는다.

이는 헌법 17조와 18조에 규정된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비밀의 자유, 장애인권리협약 22조(사생활 보장의 권리), 14조 1항(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을 침해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신적 장애인 당사자들은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한 채 사생활 없고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게 될 터이니, 탈시설지원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보호자가 없는 정신적 장애인은 이 법에서조차 소외당한다. 보호자가 없으면 실종을 당해도 괜찮은가? 보호자가 없는 장애인에게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위치추적장치를 강제로 설치하라는 것이 아니다.

개정안에는 모든 정신적 장애인은 보호자와 함께 살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가정의 전제하에 보호자가 없는 당사자들을 정책에서 소외시키는 편협한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개정안이 이렇게 된 데에는 모든 정신적 장애인이 헌법과 국제인권법의 주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당사자의 감정과 의사를 발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무시해 온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이는 정신적 장애인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책 결정과정에서 의견을 표명하도록 규정한 정신건강복지법 2조 9항, 발달장애인법 2조 3항 및 유엔장애인권리협약 4조 3항을 위반한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은 UN CRPD 위원회로부터 정신적 장애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철폐하고 모든 정신건강서비스를 당사자의 자유로운 동의를 바탕으로 제공할 것을 권고 받은 바가 있다. 이 법은 UN의 이러한 권고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며, 모든 생활영역에서 법적 능력을 향유할 권리를 천명하고 있는 장애인권리협약 제12조 2항과도 배치된다.

이렇게 심각한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실종아동법 개정법률안이 정신적 장애인에게 적용되는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지난 권위주의 정부 시기에 경험했던 블랙리스트, 사찰 등과 같은 인권침해가 장애를 이유로 정당화되어서는 안된다. 장애인의 실종 방지가 아무리 중요한들, 보호자의 안심이 정신적 장애인의 인권보다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보편인권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외 없는 세상을 위해 정신적 장애인들은 끝까지 연대하며 투쟁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대한민국 국회,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해당 법률안(의안번호 21-10865호)를 심의하여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 완전 폐기하라.
-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는 당사자 인권 보장 조치 마련 전까지 해당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정신적 장애인(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
- 국회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적 장애인과 관련된 정책 수립에 있어서 장애인 당사자의 직접 참여를 즉각 보장하라.
- 현행 실종아동법을 법 이름부터 시작해 아동과 성인의 특성을 존중하며 실종아동, 실종 장애 성인을 포함한 모두의 인권을 포괄하도록 전면개정하라.

2021년 7월 26일
(사)정신장애인권연대 KAMI,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준),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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