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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시즌3’에서 엿보는 입증책임 완화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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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3,826회 작성일 26-01-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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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군 당국이 빼앗은 진실과 사법 현실의 장벽
기자명칼럼니스트 이원무 입력 2026.01.20 10:38 수정 2026.01.20 10:41

사실 나도 모범택시 시즌3가 시작되자마자 개인 사정이나 바쁜 잠깐의 순간을 빼놓고는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12.3 내란사태와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등을 최근 겪다 보니, 그것과 관련돼 패러디한 15, 16회가 나의 관심을 최고조로 끌어올힌 건 분명하다. 모범택시 시즌3의 후반부인 마지막 15~16회에선 군대 내 고위층 비리가 나온다.

그 비리로 인해 김도기의 특수부대 복무 시절 부하였던 유선아 하사(전소니 분)는 김도기 전역 후 폭탄 조끼 사건에 휘말린다. 당일 명령받은 위치로 이동한 유선아는 이동 중 트럭에 탑승한 부하들을 강제로 내리게 해 타인의 안전 확보 후 홀로 운전, 군검찰로 향하며, 부패 세력에게 군인이 아니니 옷 벗을 준비나 하라고 일갈하지만 부패 세력은 그걸 무시하고, 그의 퇴로를 차단한다.


유선아는 이전에 김도기에게 배웠던 걸 활용해, 바디캠 영상을 찍어 증거를 남기고선 폭탄을 실은 차량 안에서 장렬히 전사한다. 부패세력은 폭발한 것을 보고 북한에 무기를 빼돌렸다고 군대 상부에 보고하라 했기에, 유선아 하사는 이적 행위를 한 자가 됐다. 그러나 증거를 본 김도기는 유선아 하사의 억울한 죽음이라 하며, 군 배후를 장악하며, 훈련받는 군인들을 잡아먹기 위해 키우는 돼지로 보는 전 육군특수 전 사령관 오원상(김종수 분)의 계략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상식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복수하자고 과거 김도기의 직속부하 박재원 상사(김서하 분)와 함께 다짐했고, 무지개운수는 유선아 하사가 남긴 영상을 분석해 복수에 착수했고, 이에 안고은(표예진 분)은 군 인권센터로 가 바디캠 증거물을 제출하려 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오원상은 유 하사가 찍은 영상이 담긴 바디캠을 빼돌리려고 부하를 시켜, 안고은과 김도기를 제압하려 했다.

바디캠은 오원상 손에 들어갔지만, 그 자신은 무지개운수 팀이 바디캠을 바꿨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후, 오원상은 최전방 부대 병사들을 죽음으로 내몬 후 북한 소행으로 둔갑시켜 불법 비상계엄에 군 병력 동원 음모를 꾀했지만, 당일 그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미 그의 계획을 눈치챈 김도기와 박재원 상사는 폭탄을 폭죽으로 바꿨고, 9~10회에 나온 걸그룹 엘리먼츠의 상상초월 기습 게릴라 콘서트가 거행돼 관중들은 응원봉으로 축제를 즐겼다.

군 검찰이 등장하며 반란 세력은 체포됐고, 오원상은 권총 들고 안고은 팔을 쏘며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목숨을 노리는데, 이를 막고자 김도기는 부상을 입음에도 오원상을 붙잡아 함께 계곡 안 호수로 추락했다.

이 장면들을 보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북한의 행위를 유도해 전쟁을 촉발하고, 전시상황이 되면 비상계엄을 하려고 획책했던 장면이 오원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다시 떠오르게 되니, 섬뜩한 느낌이 들게 된다. 동시에 윤석열 탄핵시위를 하며, 민중들이 탄핵을 요구할 건 요구하며, 응원봉을 들고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은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 실제 윤석열 파면까지 이어졌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시위의 모습에서 우리 민중들의 민주주의 저력과 긍지를 다시금 느낀다.

그런데 유선아 하사의 경우는 국가와 군이 증거를 조작한 거라, 증거 조작에 강력히 대응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관련해 교신 기록, 작전지 상황 보고서, 목격자 진술 등은 전부 군 내부 자료다. 더군다나 군 수뇌부가 가해자인 경우 군사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출구를 차단하게 되며 군대 인권침해는 군대의 폐쇄적 특성상 은폐되기 쉬운 성질이 있다. 이런 관계로 군대 내 죽음 진실 조작을 군에서 결심하면 민간인과 사망자 유가족은 반박 증거를 얻기 상당히 어렵다.

이렇게 되면 명예로운 군인 죽음은 묻히고 오히려 유가족과 민간인, 박재원 상사와 같은 사람들을 비롯해 진실을 안 동료 군인들의 억울함은 쌓여만 간다. 그러기에, 이 경우 해당 군인 행위가 이적행위임을 국가가 완벽하게 제시하지 못한다면, 원칙적으로 명예 전사로 인정하는 식의 입증책임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유가족 등 피해자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주장하고, 기밀이라도 국가는 재판부에 증거를 제출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피해자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식의 입증책임 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는 군의 강고한 장벽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법이 하지 못하는 강제적 증거 확보를 모범택시에서 대신해주기에 그만큼 복수가 통쾌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는 장애여성 성폭력 사건에서도 비슷하다. 작년 ‘제17회 여성장애인 폭력 추방 주간’ 을 기념해 전국여성장애인폭력지원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이하 전여상보협)가 3년간의 여성장애인 젠더 기반 폭력 상담 및 지원 현황 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 수사기관의 젠더 기반 폭력 불기소, 불처분의 이유를 보면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의심’이 37.7%로 가장 높았다(출처: 장애여성 성폭력 ‘쉬쉬’, 고소 후 처벌까지 험난하다, 에이블뉴스, 2025년 4월 8일 기사).

장애여성 성폭력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지능력이 낮고 가해자가 함께 있을 경우 보복의 두려움 등으로 인해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건 지적장애인의 특성 아닌가? 의료적인 관점에서만 봐도 그런데, 진술의 신빙성을 요구하는 건 지적장애인 입장에선 도달하기 어려운 기준을 강요하는 것과 같고, 이건 순전 신경전형적인 기준인 거다.

더구나 장애여성이 겪는 성폭력은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키는 거기에, 진술의 신빙성을 요구하면 요구할수록 트라우마만 더욱 가중된다. 그래서 가해자에게 전적으로 입증책임을 요구하고, 피해 생존자에겐 입증책임 완화하는 것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피해 생존자의 표현이 수어든, 몸짓이든, 언어든, 이들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경청하는 트라우마 인지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피해 생존자의 존엄성 회복 도모와 관련해 트라우마 인지적 지원도 계속 쓰면 이게 주류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는 관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인클루전과는 약간의 거리도 있다. 그래서 존엄성을 회복하고 나선, 같은 트라우마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 주도하는 동료 지원이나 그밖에 생존자들의 욕구와 선호를 반영한 방법들을 통해 피해 생존자들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길들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시설수용은 국가폭력임을 예전에 수차례 강조했었다. 그 시설이란 공간에서 당한 폭력 트라우마에서의 회복은 물론 가해자를 엄벌할 근거를 만들기 위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이전에 진술의 신빙성을 갖고 피해 생존자의 진술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생존자들 자신이 위축되는 바람에 진상규명은 실패했다. 이런 실패의 경험으로 인해 호주, 캐나다 등은 트라우마 인지적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생존자들의 진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받아들이게끔 진술방법을 바꾼 것은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유선아 하사의 바디캠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신경전형적 잣대로, 또는 국가란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이젠 피해 생존자들의 진술 신빙성 통한 엄격한 고통 입증이 아니라 이들의 진술을 경청하는 등 입증책임 대폭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가해자에겐 입증책임 강화로 책임을 엄중히 묻는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응원봉을 들고 지켜온 민주주의의 진정한 얼굴이 될 것이며, 판타지 같은 무지개운수의 복수가 현실로 구현되어 억울함이 사라지는 일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범택시 시즌 2에서 김도기가 고백한 대로 자신이 필요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현실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에도 시즌제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이제훈은 강렬하고 진지한 카리스마와 더불어 상황에 맞춘 코믹스럽고 능청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시즌 4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증폭시켰다. 그나저나 시즌 4는 언제 방영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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