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이 멈추면 삶이 멈춘다” 전장연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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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3,869회 작성일 26-01-20 09:46본문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을 맞은 1월 19일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는 수많은 장애인과 시민이 모여 장애인의 권리를 외쳤다.
전장연은 지난 2021년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투쟁을 이어왔다.
이들이 지하철에서 단순히 장애인의 이동권만이 아닌 교육권과 노동권, 탈시설 및 자립생활 권리를 외친 것은 이동권이 보장돼야 장애인도 교육받고 노동하며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장애인의 이동권을 외쳤음에도 삶의 근간이 되는 이동조차 장애인에게는 여전히 어렵다고 전장연은 토로한다.
결국 장애인의 이동은 멈춰 섰기에 지난 25년간 장애인의 교육이 막혔고 노동은 배제됐고 삶은 시설로, 골방으로 밀려났다. 전장연은 “이동이 멈추면 삶이 멈춘다. 그래서 우리는 승강장을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출근길 지하철은 여전히 장애인을 두고 떠났고 그 승강장에는 시민으로 탑승하지 못하는 우리의 권리가 우리와 함께 멈춰 서 있다”고 한탄했다.
이날 역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 진행되는 승강장에서는 “특정 장애인 단체에 알려드립니다. 확성기를 사용한 역사 내 소란 행위와 시민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불법 시위를 중지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 연대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포스트잇에 적혀 혜화역 곳곳에 붙여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의 1,000일. 지하철 선전전에 나선 장애인과 활동가들은 지하철 탑승을 가로막혔고 고소와 고발을 당했으며 수차례 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단 하루도 출근길 혜화역 승강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서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도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자고 연대를 촉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맞이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에는 전장연의 활동에 연대하는 장애인 단체를 비롯해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등 정당과 인권 단체, 시민들 4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의 목소리는 포스트잇에 적혀 혜화역 곳곳에 붙여졌다.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1,000일 동안 온갖 사고와 일이 많았다. 몇 분이나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하고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1,000일 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함께 이 자리를 지켜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서 발언하는 고유미 노동당 공동대표(왼쪽)와 권영국 정의당 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고유미 노동당 공동대표는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현실을 반복해서 던져 온 기록이다. 그동안 이 투쟁에 대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권리는 진공 속에 존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권리는 서로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질 문제다. 지하철이 늦어지고 갈등이 발생하는 이 문제는 그동안 책임을 회피한 국가와 제도에 있다. 이는 누군가가 더 불편한지를 겨루는 싸움이 아니라 권리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길지, 사회가 책임질지에 대한 문제다.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은 가장 큰 싸움과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 도전에 함께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지하철 선전전이 1,000일을 맞았다. 흔들림 없이 투쟁을 이어 온 장애인 단체와 연대 시민, 동지들에게 깊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 정말로 어둠을 헤치고 나아간 1,000일이었다. 어떤 투쟁도 1,000일을 넘기는 것은 보통의 궐기가 아니다. 이 긴 시간은 전장연의 끈기와 투쟁심을 보여주는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면 우리 정치권의 무능한 민낯을 부끄럽게 드러내는 기록이기도 하다. 정치가 달랐다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장애인들이 1,000일씩이나 지하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해야 했을까. 정치가 해결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었기에 투쟁이 불가피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진보당과 우리 정당들은 앞으로도 연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그동안 특정 장애인 단체의 불법 집회라는 말이 내 혈관을 파고들 때도, 억눌린 감정을 소리치고 싶어도 듣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일 때도, 혐오스러운 눈빛과 말들을 받아 냈을 때도, 하루하루를 견뎌야 하는 외로움 속에서도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을 이어왔다. 그것은 함께하는 동지들과 시민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질문을 해봤다. 전장연의 장애인 운동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우리는 어디쯤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할까.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불법이라고 하는 낙인과 민사소송, 형사소송을 견디면서까지 장애인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책임지는 정치는 없고 우리에게 발목 잡는 사람이라고만 하는 언론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 봤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늘 그 답을 찾았다. 아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함께 투쟁하는 동지들과 시민들이 있으니 이렇게 쭉 가면 되겠구나.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세상에서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권리가 되는 날까지 끝까지 외치고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노들장애인야학 이지훈 교사는 “노들장애인야학은 매주 수요일 지하철 선전전에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지하철 승강장의 풍경이 생생하다. 모이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할 때도 많았다. 온 몸이 들린 채 끌려 나갔던 동지들의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 잘못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는 외침은 외면당했고 매일 같이 수많은 경고를 받았다. 그곳에는 울음과 비명, 탄식, 분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웃음과 즐거움, 돌봄이 승강장을 가득 채우기도 했었다. 서로를 배려하고 제도와 정책이 개선됐을 때 내었던 환호와 박수를 기억한다”면서 “꿋꿋하게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은 자유로운 삶을 꾸리기 위해 모아 온 우리의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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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지난 2021년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등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투쟁을 이어왔다.
이들이 지하철에서 단순히 장애인의 이동권만이 아닌 교육권과 노동권, 탈시설 및 자립생활 권리를 외친 것은 이동권이 보장돼야 장애인도 교육받고 노동하며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장애인의 이동권을 외쳤음에도 삶의 근간이 되는 이동조차 장애인에게는 여전히 어렵다고 전장연은 토로한다.
결국 장애인의 이동은 멈춰 섰기에 지난 25년간 장애인의 교육이 막혔고 노동은 배제됐고 삶은 시설로, 골방으로 밀려났다. 전장연은 “이동이 멈추면 삶이 멈춘다. 그래서 우리는 승강장을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출근길 지하철은 여전히 장애인을 두고 떠났고 그 승강장에는 시민으로 탑승하지 못하는 우리의 권리가 우리와 함께 멈춰 서 있다”고 한탄했다.
이날 역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이 진행되는 승강장에서는 “특정 장애인 단체에 알려드립니다. 확성기를 사용한 역사 내 소란 행위와 시민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불법 시위를 중지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 연대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포스트잇에 적혀 혜화역 곳곳에 붙여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의 1,000일. 지하철 선전전에 나선 장애인과 활동가들은 지하철 탑승을 가로막혔고 고소와 고발을 당했으며 수차례 경찰서에 연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단 하루도 출근길 혜화역 승강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서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도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자고 연대를 촉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맞이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에는 전장연의 활동에 연대하는 장애인 단체를 비롯해 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 등 정당과 인권 단체, 시민들 4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의 목소리는 포스트잇에 적혀 혜화역 곳곳에 붙여졌다.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1,000일 동안 온갖 사고와 일이 많았다. 몇 분이나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하고 서울교통공사 보안관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1,000일 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함께 이 자리를 지켜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서 발언하는 고유미 노동당 공동대표(왼쪽)와 권영국 정의당 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고유미 노동당 공동대표는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현실을 반복해서 던져 온 기록이다. 그동안 이 투쟁에 대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권리는 진공 속에 존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권리는 서로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질 문제다. 지하철이 늦어지고 갈등이 발생하는 이 문제는 그동안 책임을 회피한 국가와 제도에 있다. 이는 누군가가 더 불편한지를 겨루는 싸움이 아니라 권리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길지, 사회가 책임질지에 대한 문제다.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은 가장 큰 싸움과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 도전에 함께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지하철 선전전이 1,000일을 맞았다. 흔들림 없이 투쟁을 이어 온 장애인 단체와 연대 시민, 동지들에게 깊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 정말로 어둠을 헤치고 나아간 1,000일이었다. 어떤 투쟁도 1,000일을 넘기는 것은 보통의 궐기가 아니다. 이 긴 시간은 전장연의 끈기와 투쟁심을 보여주는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반면 우리 정치권의 무능한 민낯을 부끄럽게 드러내는 기록이기도 하다. 정치가 달랐다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장애인들이 1,000일씩이나 지하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해야 했을까. 정치가 해결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었기에 투쟁이 불가피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진보당과 우리 정당들은 앞으로도 연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8시 서울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1,000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그동안 특정 장애인 단체의 불법 집회라는 말이 내 혈관을 파고들 때도, 억눌린 감정을 소리치고 싶어도 듣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일 때도, 혐오스러운 눈빛과 말들을 받아 냈을 때도, 하루하루를 견뎌야 하는 외로움 속에서도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을 이어왔다. 그것은 함께하는 동지들과 시민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질문을 해봤다. 전장연의 장애인 운동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우리는 어디쯤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할까.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불법이라고 하는 낙인과 민사소송, 형사소송을 견디면서까지 장애인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왜 책임지는 정치는 없고 우리에게 발목 잡는 사람이라고만 하는 언론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 봤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늘 그 답을 찾았다. 아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함께 투쟁하는 동지들과 시민들이 있으니 이렇게 쭉 가면 되겠구나.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세상에서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권리가 되는 날까지 끝까지 외치고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노들장애인야학 이지훈 교사는 “노들장애인야학은 매주 수요일 지하철 선전전에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지하철 승강장의 풍경이 생생하다. 모이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할 때도 많았다. 온 몸이 들린 채 끌려 나갔던 동지들의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 잘못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는 외침은 외면당했고 매일 같이 수많은 경고를 받았다. 그곳에는 울음과 비명, 탄식, 분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웃음과 즐거움, 돌봄이 승강장을 가득 채우기도 했었다. 서로를 배려하고 제도와 정책이 개선됐을 때 내었던 환호와 박수를 기억한다”면서 “꿋꿋하게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1,000일은 자유로운 삶을 꾸리기 위해 모아 온 우리의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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