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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재단 파행 우려··이사 전원 사퇴, 비대위 구성만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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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5,547회 작성일 25-12-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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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재단이 지난 15일 오전 제125차 이사회를 열고 이상묵 서울대학교 교수를 제5대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10월 별세한 이상민 전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오는 2028년 3월 17일까지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올해 두 이사장을 잃고 방황한 한 해였다. 이제 새로이 이사장을 선출했지만, 안정된 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사회의 합법성, 이사장 선출 과정의 합법성, 공감대와 승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사회에 직접 참석한 사람은 6명이었다. 그리고 위임한 사람이 1명, 온라인으로 참여한 사람이 1명이었다. 판례에 의하면 정기총회나 회장 선출 등의 중요한 회의는 직접 출석을 하여야 한다. 영상 참여는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직접 출석하지 않고 위임장을 접수한 경우에는 출석 인원에는 포함되지만, 투표권을 대리 행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 이사회는 장애인당사자 단체의 이사들은 모두 불참하는 보이콧이 있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회장 김영일 이사, 한국DPI 회장 이영석 이사, 한국농인협회 회장 채태기 이사,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황재연 이사 등이 불참했다.

보통 이사회는 과반수 참석이면 성원이 된다. 이사장 선출은 7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선출될 수 있다. 위임을 받아 두 표를 행사한 이사가 있었고, 영상으로 참여한 이사가 있었다. 이사회 구성은 총 13명 중 이사장 결원이어서 현재 12명인데, 장애인단체 5인, 교수 5인, 기업인 2인이다. 이사회 회의 진행은 가장 연장자인 김정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회장이 맡았다.

2004년 한국장애인재단이 설립됐다. 약 1년 정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이 공동으로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기금을 공동 관리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를 하였으나, 결론을 맺지 못했다. 장애인복지카드를 신한카드에서 지원하여 제작하면서 은행카드를 겸용으로 발급받는 경우 모두 신한카드를 사용해야만 했다. 당시 LPG 차량 리터당 260원에 해당하는 세금의 환급제도가 있어 장애인들은 카드를 만들어야 했고, 카드사는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일정 금액을 장애인을 위해 기부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었다.

한국장총과 장총련이 합의하여 이 기금을 공동 관리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장애인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게 되었고, 장애인당사자 단체 대표들과 장애 관련 전문 교수들이 이사회에 참여 했다.

한국장애인재단도 장애인단체이므로 장애인 당사자성을 가져야 하며, 장애인단체의 결정권과 당사자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라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초창기에는 장애인단체장 8인, 장애인 변호사 2인, 장애인 관련 교수 2인으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었다. 한국장총과 장총련이 각각 6명씩 추천을 하였다. 장애인 단체장을 줄이고 교수와 기업인을 늘리는 변화가 있었다. 장애인단체 회장들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할 경우 장애인재단은 당사자단체의 결정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므로, 독립적 운영을 위해서는 장애인단체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당시 이사장의 의도였다. 장애인단체 이사들이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의견을 반영하여 경영을 하는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었고, 20년간 운영해 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올해 새로이 이사장 선출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재단의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판을 가했다. 한국장애인재단이 이사장 중심은 당연하지만 이사장 사조직화되어 간다는 것이었다. 이사가 이사장을 선출하고, 이사장이 이사를 추천하니 이사장은 영원히 연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이사장이 자기 측근을 이사로 추천하여 이사회의 결정권을 장악하여도 장애인단체는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한국장애인재단이 직접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체 운영비가 비대하게 늘어나고, 단체지원은 계속 축소되는 것도 불만이었다.

장애인단체에서는 정관에 의거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었다. 현 이사회에서 호선에 의한 이사장 선출을 하면 안 된다고 이사회를 거부했다. 현재 이사회는 전 이사장이 선임한 이사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다수결에 의한 선출 시 이해관계자 대표성의 원칙(Stakeholder Represetation)에 어긋난다는 것이고, 장애인재단은 특정 세력의 사적 이익이 아니라 기금을 통한 장애인 인권신장에 기여를 목적으로 함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주요 이해관계자인 장애인단체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함에도 소수로 전락한 장애인단체가 이해관계자의 구성에서 뒤져 대표성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단체장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현 이사회 구성상에 대한 불만이 컸다. 전 이사장이 선임한 이사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특정 세력화된 상태에서 다수결로 정하는 건 권력 집중의 방지(Checks and Balances)도 되지 않아 단체가 소수자의 의견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겠지만, 장애인단체가 아닌 이사들의 입김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경우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사회에서는 이사장은 장애인단체가 맡으면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 수혜자가 공급자가 되면 형평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한국장총과 장총련에서 단체장이 많아지면 싸움터가 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최초 장애인재단 이사회는 한국장총과 장총련의 공동추천으로 12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양 단체가 각각 6명을 추천하면서 단체장 8명, 교수 등 전문가 4명으로 각각 6명씩 추천하여 견제와 균형이 조화를 이뤘고, 파행운영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신임 이사를 이사들이 추천할 수는 있으나 이사장이 추천한 인사가 모두 승인되면서 그 균형을 잃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에서는 장애인재단이 출범하여 펼쳤던 ‘장애인단체 실무자 연수’ 사업을 기억하고 다시 언제 안 하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연대와 소통’의 기치 아래 단체 실무자들이 낯에는 야외에서 즐기고, 저녁엔 숙소에서 밤늦도록 현안을 토의하며 서로를 이해하던 기억에 가장 행복하고 단체에서 일하는 자긍심을 가졌던 때라고 한다. 이런 행사의 지원도 재단의 사업에서 일방적 결정으로 사라진 것이 당사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한 예로 들 수 있다.

장애인단체는 한국장애인재단의 초심을 살려 원점에서 재논의를 요구해 왔다. 정관의 변경이 필요했다. 이해관계자 대표성이 결여된 이사회 구성의 변화를 위해 정관 개정이 우선되어야 해서 비대위도 구성한 바 있다. 이사들이 스스로 유임을 결정하는 폐쇄조직이 아니라 모든 단체에 공평한 참여의 기회를 주도록 추천기관과 연임의 제한이 필요했다.

결국 당사자단체가 불참하면 당사자성을 포용하여 재논의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사장 선출은 강행되었다. 이것을 이미 장애인재단재단이 내걸고 있는 포용 정신을 잃은 것이고, 당사자를 무시한 저항할 수밖에 없는 사건으로 장애인단체들은 규정한다.

이사장을 선임했지만, 거부 투쟁과 법정 소송이 어어질 전망이다. 다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사진 전 사퇴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국장총과 장총련의 의견이 반영되어 비대위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서로 약속한바 있는 한쪽에서의 이사장 추천과 다른 쪽에서의 사무총장 추천을 지키기 위해 서로 양보를 하여야 하는데, 서로가 추천한 인물들을 서로가 그 사람만은 안 된다고 하고 있어 당장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번 이사회에서 탈락한 인사가 다시 이사장 도전을 하여 7인의 동의를 받았지만, 결국 7인이 될 때까지 이사회를 한 셈이 아니냐는 의견과 한번 탈락한 사람은 부적합하다는 의미인데, 재도전에서 승인한 것이 맞느냐, 다른 적임자를 찾기 위함이었어야 하므로 한 번 탈락자를 다시 추천하는 것을 막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장총과 장총련의 비대위에서 약속도 모두 원점으로 돌리고 새로운 비대위에서 합의하고, 이사들은 전원 사임하여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면 해결 방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제발 한국장애인재단이 법정에서 합법이냐, 불법이냐 따지는 그런 부끄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장애인단체들은 그런 사태를 막고자 전원 무효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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