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당사자 없는 반쪽짜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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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6,017회 작성일 25-12-11 16:48본문
【에이블뉴스 이원무 칼럼니스트】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다. 이는 지적·자폐성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 요구사항이 반영된 건데, 이와 관련된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14일 연세대학교에서 있다고, 자조모임 회원이 나에게 알려줬다. 어떤 논의를 할지 궁금하기도 해서 그 자리에 가보자고 결정했다. 그래서 당일 가서 무슨 논의를 하는지 들어봤다. 먼저 ‘발달장애 조기개입의 중요성: 사회경제적 관점’이란 제목의 주제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천근아 교수의 기조강연이 있었다.
천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관련해 부모의 조기개입이 가족의 심리사회적 건강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온다며, ▲직접 의료비 감소, ▲특수교육 의존도, 부모 간병 비용, 생산성 손실 등의 간접비용 감소, ▲고용과 직업률, 자립 주거, 지역사회 참여 등과 관련한 성인기 핵심 이행 지표에 도움 등으로 장기적 비용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유아 조기개입 시 적응행동 및 사회기술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장기추적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요즘 얘기하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디지털 치료제와 관련해선 ▲스마트폰 포함해 시공간 제약 없이 상호작용 통해 업그레이드 가능함, ▲조기 위험 요인 선별로 스크리닝 역할, ▲눈 맞춤 등의 사회적 의사소통 모듈 등의 장점이 있음을 역설했다. 또한, 디지털 의료기기 개발과 관해선 생애주기별로 장애인의 장기적 자립 영향 미치고 가족 편익 향상도 된다고 언급했다.
다음 순서로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나성실 연구교수가 ‘늘어나는 발달장애 진단: 숫자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의미’라는 제목의 내용을 발표했다. 나 연구교수는 지적장애는 아프리카와 중동, 자폐성 장애는 스웨덴, 중동·북미 지역 등에서 많다고 소개하며, 자폐성 장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폐성 장애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 시각을 소개했다. 실제로 발달장애가 증가한다는 시각으로, ▲부모 연령 높고 출생순서가 낮을수록 자폐 발생 위험 증가, ▲특정 약물 노출 등으로 발달장애 위험의 중가 등이 그 이유란다. ‘자폐를 바라보는 시각과 자폐 발견 의학 시스템 및 진단범위 증가’ 등의 관점도 소개하며, 진단기준 변화와 자폐 스펙트럼에 지적장애가 없는 자폐인, 경계선에 든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포함되는 경향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자폐성 장애 치료와 관련해선 18세 미만 감각/발달장애 등록장애 아동에게 제공되는 발달재활서비스, 특수교육지원대상 아동, 등록장애 아동 등에게 언어치료 등을 제공하는 교육부 치료지원 등을 열거하며, 현실에선 월 100만 원의 장애 치료 비용이 지출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 관련해선 서울에 특수학교가 32개교라, 대부분 자폐성 장애학생은 통합교육을 받고, 그 교육 시 상해 등의 폭력(16%)과 언어폭력(24%) 등이 적지 않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황주희 실장이 발표를 이어갔는데, 그는 ▲영유아 검진 시 정밀검사에서 병원 세팅에서의 연계 부분이 명확하지 않고, ▲장애인과 그 가족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 전달체계에 대기자 명단이 많고, 보건복지부 내에도 서비스 연계되지 않고 파편화되는 점, ▲장애 유형도 장애 복합된 경우 많아 맞춤형 정책 어려움 등을 피력했다.
중앙정부의 제도와 서비스 도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정신건강 관련된 건강보험과 활동지원제도 등의 연계와 같이 소득보장, 주거 등의 분절적 서비스를 지역 중심의 범부처 통합되는 이용자 중심 서비스 체계를 만들고 장애아동 지원센터 중심으로 조기개입, 돌봄 관련 체계들을 연결하는 체계여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통합돌봄이 노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지자체 공무원이 장애아동, 지적·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전문성 없어, 장애아동 지원센터, 발달장애인 지원센터에서 공무원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혜영 부연구위원이 나섰는데, 그는 건강보험 데이터 활용한 장애아동과 그 부모 7만 8천 가구의 삶을 추적한 연구를 발표했다. 장애진단이 부모의 노동 공급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증적 연구 수행했는데, 건강보험공단 장애인 등록관계 및 복지부 자료 결합하면 장애인 정책이 가구에 미치는 영향 볼 수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쉽지 않아, 건강보험 데이터로만 연구해야 했던 한계를 언급했다.
그렇게 해 연구한 결과는, ▲만 16세 지점까지 장애아동 사망률은 비장애 아동의 8.29배, ▲출산 직후부터 어머니 노동 공급 이탈 발생해, 만 5세 시점에 평균 1개월 줄어 17년간 평균 11개월 노동 공급 감소, ▲누적 소득 감소액 및 재산 감소액은 각각 5천만 원, 1698만 원이었다. 장애아동 어머니의 경우 ▲누적 사망률은 비장애인의 1.85배, ▲17년간 의료비는 228만 원 추가 지출, ▲6세 기점으로 우울증 치료율 2.3배 커짐, 당뇨병 유병률 1.9배 등으로 나타났다.
장애아동 아버지는 비장애 아동 아버지와 비교 시 차이와 정도가 장애아동의 어머니 경우에 비해 적어, ▲16년간 누적 사망률과 6세 시점 우울증 치료율이 비장애아동 아버지에 비해 각각 1.61배, 1.48배, ▲누적 의료비는 122만 원 추가 등으로 나타났다. 0-16년 누적효과에선 양부모 누적 소득 감소액과 재산 감소액은 각각 약 1억 원, 4359억 원이었다.
장애유형, 소득수준에 따른 결과에선, 장애등록 가장 빠르고 사망률과 의료비 지출이 높은 장애유형이 뇌병변장애였다. 지적·자폐성 장애아동 부모님들은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이탈과 소득과 자산 손실이 가장 컸고, 장애아동을 둔 고소득 가구의 부모님들 경우엔 노동공급 감소 경향이 미미하거나 경향에서 일부 회복하나, 저소득 가구에선 노동공급의 지속적 감소가 있다며, 향후 장애인정책이 가구 노동 공급과 건강 행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겠단 말로 발표를 마쳤다.
이후 토론이 이어졌는데 맨 처음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오영석 연구관이 나섰다. 그는 서울 특수학교가 197개로 특수학교 부족하고, 전국적으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특수학교, 일반학교 다 합쳐 약 12만 명, 그 가운데 지적·자폐성 장애학생이 80.5%를 차지했다. 자폐성 장애 증가요인으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범주 등장과 정밀검사비 지원으로 수검인원 증가, 특수교육과 특수학급 확대 정책 등을 꼽았으며 통합교육 인프라는 돈이 있으면 해결될 거라고 했다.
장애인 부모 대표로 류승연 작가가 토론했는데, 그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사업하는 대신 사람과 장애인복지관 등의 기관을 잇거나 기관과 기관 잇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필요하다며, 전문 코디네이터들이 없기에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AI와 고실업률 시대에도 돌봄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돌봄 지원인력 전문화를 통해 부모가 자기돌봄할 수 있는 시간 마련이 가능해짐을 피력했다. 아울러 장애를 질병이 아닌 정체성으로 바라보자고 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책임제와 정책 과제’ 컨퍼런스 토론자들 모습. ⓒ이원무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이고운 과장은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권리를 옹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발달장애인법 제1조 목적을 내재화하도록 돌봄과 주체적 의사결정을 당사자가 하도록 돌봄과 플러스 알파를 하는 향후 10년이 되도록 하겠으며 차이가 격차 되지 않는 일에 힘쓰겠다고 했다.
발표와 토론이 끝난 후 사전 질의에선 장애인복지의 미래에 관련된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이고운 과장은 ▲돌봄 사업들의 양, 질 넓히는 것에서 이제는 의사결정 지원방식 체계화·공고화가 필요하다, ▲지역발달장애인센터의 고용, 주거 서비스 등의 연계역할 필요한데 아직은 미치지 못한 아쉬움, ▲국정사업 추진 시 케어 부분, 전문 인력 양성 등의 인프라 확대 업무 등은 향후 10년 동안의 정부 역할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활동지원사 질 부분에 관한 복지부 의견과 관련해 사전질의도 있었는데, 이 과장은 워낙 큰 규모 사업이다 보니, 쉽진 않지만 지원사 처우 개선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더불어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지역사회 조기개입, 정보와 사업 연계, 코디네이션 등 공공영역에서 믿고 상담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천근아 교수는 AI시대에 돌봄직업 고급화시키고 그러기 위해 인력에게 월급 많이 주면 된다고 하면서 동시에 거구의 청년들이 발달장애인을 제압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특수학교 부족으로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간 선택권 제한되는 것과 관련한 교육부 기조에 대한 사전질의에선 오영석 연구관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매년 5000명 늘어나, 특수교사 1200명 정도 늘려야 하지만, 정부에선 그렇게 안 주기에, 실직자까지 합쳐 올해 800명 받았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30년도까지 특수학교를 20개 이상 늘리고, 폐교부지와 관련해 접근성이 좋은 특수학교를 받아오겠으며, 장애인 행동 대비해 기능 분석할 전문가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질의 답변 끝난 후 플로어에서 의견과 질문, 답변 등이 오고 갔다.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자녀의 생애계획 상담하고 싶었지만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광역센터에서만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고 지역에선 그게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해 서비스 주관부서들 간 소통은 잘 되고 이에 대한 허브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이고운 과장은 지역센터 기능 확장하고 정보 연계하는 일들을 먼저 기억해야겠다며 품질관리나 지역사회 간의 편차를 줄이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돌봄요구가 큰 30대 장애인을 둔 한 형제의 질의에선 장애인복지시설조차 이런 장애인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을 타파할 생각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류승연 작가는 사실 돌봄요구가 큰 장애인의 서비스 거부 경험 적지 않지만, 복지관 내의 가족지원팀이 있어 장애인 당사자와 관련한 대안을 찾겠지만, 지역 복지관들마다 지원내용이 다르기에, 이런 게 일원화되도록 하고 지원인력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끝으로 플로어의 한 분은 특수교사 인력 부족 문제는 이슈화해야 하고, 활동지원사가 보호만 해선 안 되고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같이 협력해 활동지원사 교육안을 만드는 걸 제시했다. 이에 대해 오영석 연구관은 특수교사가 현재 많이 부족하며, 활동지원사 교육에 관련해선 교육부는 복지부와 협의할 마음이 있음을 내비쳤다.
장애의 두 가지 모델인 의료적 모델(좌측), 사회적 모델(우측)에 대한 도식 설명. ⓒYouth Affairs council victoria
이야기를 들으면서 통합돌봄이라는 취지엔 동감하지만, 그래도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통합돌봄을 이루는 고용, 건강 등의 서비스가 분절적이라 이를 연계할 필요는 있지만, 이들 서비스들 대부분이 장애인의 욕구, 선호, 의지를 반영하고, 존엄성을 증진·고취하기보다는 여전히 예산으로 제한하고, 장애의 의료적 모델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라, 이런 상황이라면, 돌봄이 오히려 당사자를 통제할 기제로 작용할 여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활동지원제도만 해도 수급자 선정기준으로 작용하는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가 장애인의 욕구, 선호 반영보다는 기능 제한 등에 초점이 가 있어, 실제로 이 제도가 필요한 지적·자폐성·심리사회적 장애인들의 경우엔 연립생활 시 걸림돌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지원사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자는 의견엔 지원인력의 처우개선 일환이라 동의하는 부분이 있어도 지원인력 훈련시간도 쥐꼬리인 등, 인력 전문성 기대가 어려우니 오히려 이 제도가 통제 기제로 변질될까 우려된다.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를 반영하기보단 예산과 구 장애등급, 가구 소득수준 등으로 제한하는 가족지원체계 현실은 수차례 얘기했으니 더는 얘기 않겠다. 실제로 장애인 돌봄 부담을 오롯이 가족에게 가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인 기초생활보장법 상의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것과 관련해 의료급여 관련 폐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니, 17년간 장애아동 어머니의 노동 공급 감소가 평균 약 11개월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저소득일수록 노동공급 감소가 지속적이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 이해 가는 형국인 것이다. 향후 이런 것을 더 이상 눈씻고 찾아볼 수 없도록 부양의무제 전면 폐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 존엄성 증진을 깊게 고려한 가족지원체계 등의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돌봄 부담을 줄이는 일환 중 하나로 장애인 당사자의 고용을 들 수 있을 텐데, 이조차도 장애인 일자리의 경우 예산 제한, 장애인의무고용제도에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높지 않은 고용부담금에 실질적이지 못한 고용장려금 등을 통해 장애인의 온전한 노동권 실현을 제한한다. 장애인연금도 소득보장이기보단 소득보전 기능에 머무른 현실인 등 종합적으로 보면, 지적·자폐성 장애인 돌봄은 지역사회 연립보단 시설화, 시설수용으로의 방향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시설수용 생존자, 장애인권운동가들이 올해 4월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 위에서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군다나 천근아 교수가 조기개입을 통해 부모 간병 비용과 생산성 손실 등의 비용이 감소되고 영유아의 경우엔 적응행동 및 사회기술에 우위를 보인다는 장기추적 연구결과를 소개했는데 그걸 듣는 순간 다양성 존중보단 비장애 중심의 신경전형적인 것을 추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이 역시 좋지는 않은 의사답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더해서 장애가 있는 거구의 사람이 있으면 거구의 청년 돌봄인력이 그 사람을 제압했으면 좋겠다는 말에선 섬뜩하기까지 했다. 워낙 우리나라가 장애를 치료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전 사회에 퍼져 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만약 제압하는 식으로 하면 제압당하는 사람에겐 상당한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오히려 나중에 더 심한 행동을 하지 않겠는가?
차라리 그 행동을 불러오는 환경을 어느 정도는 소거할 수 있게, 그림으로 표정을 명확히 나타내는 ‘감정카드’나 사진 등으로 이해를 돕는 시각적 시간표, 너무 많이는 말고 2~4가지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시각적으로 구성한 선택판, 소음이나 강렬한 빛 등의 자극적인 감각과민 요소 줄이기, 스트레스 풀도록 약간의 감각적 자극을 추구하는 등 비강압적 방안들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시간이 조금 걸려도 꾸준히 그걸 할 때 오히려 장애인 당사자들은 지원자들의 마음을 느낄 것이다. 돌봄 요구가 큰 장애인의 권리 존중 방식으로 소통 시 이들도 의사소통 어느 정도는 하니까. 이고운 과장이 의사결정 지원 체계화를 얘기했다지만, 당사자를 위한다는 인력 처우 개선, 재정 영향 분석, 돌봄 사업 양적 확대 외엔 당사자의 의견과 권리를 중시하고 존엄성을 고취하기 위한 대안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한 마디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사실상 물어보지 않은, 이들의 법적 능력을 무시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장애인의 기본권과 자유에 중점을 두기보단, 복지와 예산 관점으로 장애인 정책을 보며, 그러기에 통제 중심의 돌봄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필자는 말했고, 여기에 류승연 작가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특수학교 확대계획을 언급한 오영석 연구관의 말에서는 방향성이 어긋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수학교 확대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 얘기하는 Inclusive Education의 방향과 배치되는 지점이다. 심지어 특수학급도 협약 위반으로 보는 게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일관된 지점이다. Inclusive Education은 학생 개개인의 장애뿐만 아니라, 성별정체성, 성적 지향, 취향, 개인의 의견, 종교, 인종, 연령 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합리적 편의 제공 등이 핵심 원칙이다.
그런데 어려운 내용을 쉬운 말로 짧게 바꾸는 식의 교수적 수정을 하는 특수교사 배치가 실제로 많지 않고, 담임교사와 특수교사 간 관계가 파트너가 아니라, 특수교사가 담임교사 보조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이다. 담임교사 등에겐 장애인 권리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이라 함은 인클루전(Inclusion)이 아닌 비장애 중심의 체계에 적응하는 것을 포함한 통합(Integration)에 불과하다.
Inclusivity. ©Pixabay
그러기에 장애학생 권리, 장차법 등에 대해 협약 관점의 정기적·체계적인 훈련이 교사들에게 이뤄져야 한다. 행동 등에서 비장애 중심의 기준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한 자칭 ‘개별화 교육계획(IEP)’을 학생의 욕구와 강점 등 다양성을 중시하는 실질적 ‘개별화 교육계획’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체계들이 지역사회 내 학교에 부재하다.
실은 Inclusive Education이 제대로 되지 않기에 장애학생을 특수학교로 내쫓은 꼴이 된 교육부 정책으로 인해 부모들의 특수학교 확대 요구가 나왔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특수교사 인력 및 관련 예산 증원은 필요한 일이고 이슈화해야 한다는 부분엔 동의하지만, 기껏해야 통합인 이런 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장애학생의 진정한 돌봄으로 가기엔 한계가 상당히 많으니 말이다.
통합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의 체계로 이뤄지며 분리교육이 대세였던 우리나라 대세라, 어른이 되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설수용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려서부터 함께 어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Inclusive Education은 필연이며, 이건 특수학교와 Inclusive Education의 동반성장은 불가능하다는 리스본 선언의 내용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니 말이다.
이외에도, 장애아동/장애인의 부모 정신 건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의는 있었지만 정작 장애아동을 포함한 장애인 당사자가 직면한 고용, 건강 등에서의 차별로 인한 정신건강 이슈와 이와 관련해 비강압적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뿐만 아니라, 정보접근성 보장 및 고인지/미등록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통한 진정한 돌봄 방안에 대한 논의도 사실상 전무했다.
한 마디로 이번 논의는 장애인 당사자 없는 반쪽짜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논의였던 셈이다. 계속 들으면서 나는 솔직히 한숨만 내쉬었다. 물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극소수라 지리멸렬하고 ‘참여적 동화’의 요건이 조성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진정한 자유를 주는 돌봄이기보다는 통제로 가는 것이니 당사자로선 용납하기 힘들다. 당사자 의견이 진정으로 반영되고 차별이 감소할 때 오히려 돌봄 부담은 줄어드는 실마리를 마련할 것이니 말이다.
전문기관 지정 대상별 역할.ⓒ보건복지부
이번 주에 보건복지부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공포했다고 한다. 그런데 통합돌봄 대상자가 65세 이상의 자,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등록 장애인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자 및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비마이너 보도에 따르면, 장애인 서비스 욕구, 필요도 다 다르기에, 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 설계나 종합 판정 시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장애계에 있었는데, 그 지적을 제정안에 반영하지 않았단다. 종합 판정 조항에서도 노쇠로 인한 신체기능, 질병 여부 등 의료서비스, 영양상태 등은 명시됐으나, 발달장애인 지원 위한 인지기능은 평가항목에 미포함됐고, 주거, 교육, 일자리 등의 서비스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도 명시하지 않았단다. (출처: 통합돌봄법 시행령 발표, 장애계 입장 반영됐을까, 비마이너, 2025년 12월 9일 기사)
한 마디로 사실상 장애인의 욕구, 선호, 의지는 무시된 채 제공자 중심의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거다. 장애인 당사자의 법적 능력을 북돋기보다는 당사자를 통제하는 돌봄통합지원법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는 거다. 이게 지금까지 말한 장애인 당사자 없는 반쪽짜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아주 많이 연관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거다.
아무튼 다시금 말하지만, 가족의 부담 경감은 맞지만, 그게 진정으로 되려면 실질적으로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기결정권, 법적 능력을 존중하며, 당사자가 자유를 향유하게끔 만드는 국가책임제가 진정한 장애인 돌봄이 될 것이다. 이런 돌봄과 관련된 논의를 나는 보고 싶다. 장애인의 진정한 기본권과 자유 향유를 위해 말이다. 세계인권선언이 지적·자폐성 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자유로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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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천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관련해 부모의 조기개입이 가족의 심리사회적 건강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온다며, ▲직접 의료비 감소, ▲특수교육 의존도, 부모 간병 비용, 생산성 손실 등의 간접비용 감소, ▲고용과 직업률, 자립 주거, 지역사회 참여 등과 관련한 성인기 핵심 이행 지표에 도움 등으로 장기적 비용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유아 조기개입 시 적응행동 및 사회기술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장기추적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요즘 얘기하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디지털 치료제와 관련해선 ▲스마트폰 포함해 시공간 제약 없이 상호작용 통해 업그레이드 가능함, ▲조기 위험 요인 선별로 스크리닝 역할, ▲눈 맞춤 등의 사회적 의사소통 모듈 등의 장점이 있음을 역설했다. 또한, 디지털 의료기기 개발과 관해선 생애주기별로 장애인의 장기적 자립 영향 미치고 가족 편익 향상도 된다고 언급했다.
다음 순서로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나성실 연구교수가 ‘늘어나는 발달장애 진단: 숫자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의미’라는 제목의 내용을 발표했다. 나 연구교수는 지적장애는 아프리카와 중동, 자폐성 장애는 스웨덴, 중동·북미 지역 등에서 많다고 소개하며, 자폐성 장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폐성 장애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 시각을 소개했다. 실제로 발달장애가 증가한다는 시각으로, ▲부모 연령 높고 출생순서가 낮을수록 자폐 발생 위험 증가, ▲특정 약물 노출 등으로 발달장애 위험의 중가 등이 그 이유란다. ‘자폐를 바라보는 시각과 자폐 발견 의학 시스템 및 진단범위 증가’ 등의 관점도 소개하며, 진단기준 변화와 자폐 스펙트럼에 지적장애가 없는 자폐인, 경계선에 든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포함되는 경향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자폐성 장애 치료와 관련해선 18세 미만 감각/발달장애 등록장애 아동에게 제공되는 발달재활서비스, 특수교육지원대상 아동, 등록장애 아동 등에게 언어치료 등을 제공하는 교육부 치료지원 등을 열거하며, 현실에선 월 100만 원의 장애 치료 비용이 지출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 관련해선 서울에 특수학교가 32개교라, 대부분 자폐성 장애학생은 통합교육을 받고, 그 교육 시 상해 등의 폭력(16%)과 언어폭력(24%) 등이 적지 않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황주희 실장이 발표를 이어갔는데, 그는 ▲영유아 검진 시 정밀검사에서 병원 세팅에서의 연계 부분이 명확하지 않고, ▲장애인과 그 가족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 전달체계에 대기자 명단이 많고, 보건복지부 내에도 서비스 연계되지 않고 파편화되는 점, ▲장애 유형도 장애 복합된 경우 많아 맞춤형 정책 어려움 등을 피력했다.
중앙정부의 제도와 서비스 도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
정신건강 관련된 건강보험과 활동지원제도 등의 연계와 같이 소득보장, 주거 등의 분절적 서비스를 지역 중심의 범부처 통합되는 이용자 중심 서비스 체계를 만들고 장애아동 지원센터 중심으로 조기개입, 돌봄 관련 체계들을 연결하는 체계여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통합돌봄이 노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지자체 공무원이 장애아동, 지적·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전문성 없어, 장애아동 지원센터, 발달장애인 지원센터에서 공무원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혜영 부연구위원이 나섰는데, 그는 건강보험 데이터 활용한 장애아동과 그 부모 7만 8천 가구의 삶을 추적한 연구를 발표했다. 장애진단이 부모의 노동 공급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증적 연구 수행했는데, 건강보험공단 장애인 등록관계 및 복지부 자료 결합하면 장애인 정책이 가구에 미치는 영향 볼 수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쉽지 않아, 건강보험 데이터로만 연구해야 했던 한계를 언급했다.
그렇게 해 연구한 결과는, ▲만 16세 지점까지 장애아동 사망률은 비장애 아동의 8.29배, ▲출산 직후부터 어머니 노동 공급 이탈 발생해, 만 5세 시점에 평균 1개월 줄어 17년간 평균 11개월 노동 공급 감소, ▲누적 소득 감소액 및 재산 감소액은 각각 5천만 원, 1698만 원이었다. 장애아동 어머니의 경우 ▲누적 사망률은 비장애인의 1.85배, ▲17년간 의료비는 228만 원 추가 지출, ▲6세 기점으로 우울증 치료율 2.3배 커짐, 당뇨병 유병률 1.9배 등으로 나타났다.
장애아동 아버지는 비장애 아동 아버지와 비교 시 차이와 정도가 장애아동의 어머니 경우에 비해 적어, ▲16년간 누적 사망률과 6세 시점 우울증 치료율이 비장애아동 아버지에 비해 각각 1.61배, 1.48배, ▲누적 의료비는 122만 원 추가 등으로 나타났다. 0-16년 누적효과에선 양부모 누적 소득 감소액과 재산 감소액은 각각 약 1억 원, 4359억 원이었다.
장애유형, 소득수준에 따른 결과에선, 장애등록 가장 빠르고 사망률과 의료비 지출이 높은 장애유형이 뇌병변장애였다. 지적·자폐성 장애아동 부모님들은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이탈과 소득과 자산 손실이 가장 컸고, 장애아동을 둔 고소득 가구의 부모님들 경우엔 노동공급 감소 경향이 미미하거나 경향에서 일부 회복하나, 저소득 가구에선 노동공급의 지속적 감소가 있다며, 향후 장애인정책이 가구 노동 공급과 건강 행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겠단 말로 발표를 마쳤다.
이후 토론이 이어졌는데 맨 처음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오영석 연구관이 나섰다. 그는 서울 특수학교가 197개로 특수학교 부족하고, 전국적으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특수학교, 일반학교 다 합쳐 약 12만 명, 그 가운데 지적·자폐성 장애학생이 80.5%를 차지했다. 자폐성 장애 증가요인으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범주 등장과 정밀검사비 지원으로 수검인원 증가, 특수교육과 특수학급 확대 정책 등을 꼽았으며 통합교육 인프라는 돈이 있으면 해결될 거라고 했다.
장애인 부모 대표로 류승연 작가가 토론했는데, 그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사업하는 대신 사람과 장애인복지관 등의 기관을 잇거나 기관과 기관 잇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필요하다며, 전문 코디네이터들이 없기에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AI와 고실업률 시대에도 돌봄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돌봄 지원인력 전문화를 통해 부모가 자기돌봄할 수 있는 시간 마련이 가능해짐을 피력했다. 아울러 장애를 질병이 아닌 정체성으로 바라보자고 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책임제와 정책 과제’ 컨퍼런스 토론자들 모습. ⓒ이원무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이고운 과장은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권리를 옹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발달장애인법 제1조 목적을 내재화하도록 돌봄과 주체적 의사결정을 당사자가 하도록 돌봄과 플러스 알파를 하는 향후 10년이 되도록 하겠으며 차이가 격차 되지 않는 일에 힘쓰겠다고 했다.
발표와 토론이 끝난 후 사전 질의에선 장애인복지의 미래에 관련된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이고운 과장은 ▲돌봄 사업들의 양, 질 넓히는 것에서 이제는 의사결정 지원방식 체계화·공고화가 필요하다, ▲지역발달장애인센터의 고용, 주거 서비스 등의 연계역할 필요한데 아직은 미치지 못한 아쉬움, ▲국정사업 추진 시 케어 부분, 전문 인력 양성 등의 인프라 확대 업무 등은 향후 10년 동안의 정부 역할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활동지원사 질 부분에 관한 복지부 의견과 관련해 사전질의도 있었는데, 이 과장은 워낙 큰 규모 사업이다 보니, 쉽진 않지만 지원사 처우 개선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더불어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지역사회 조기개입, 정보와 사업 연계, 코디네이션 등 공공영역에서 믿고 상담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천근아 교수는 AI시대에 돌봄직업 고급화시키고 그러기 위해 인력에게 월급 많이 주면 된다고 하면서 동시에 거구의 청년들이 발달장애인을 제압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특수학교 부족으로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간 선택권 제한되는 것과 관련한 교육부 기조에 대한 사전질의에선 오영석 연구관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매년 5000명 늘어나, 특수교사 1200명 정도 늘려야 하지만, 정부에선 그렇게 안 주기에, 실직자까지 합쳐 올해 800명 받았다고 답변했다. 덧붙여, 30년도까지 특수학교를 20개 이상 늘리고, 폐교부지와 관련해 접근성이 좋은 특수학교를 받아오겠으며, 장애인 행동 대비해 기능 분석할 전문가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질의 답변 끝난 후 플로어에서 의견과 질문, 답변 등이 오고 갔다.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자녀의 생애계획 상담하고 싶었지만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광역센터에서만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고 지역에선 그게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해 서비스 주관부서들 간 소통은 잘 되고 이에 대한 허브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이고운 과장은 지역센터 기능 확장하고 정보 연계하는 일들을 먼저 기억해야겠다며 품질관리나 지역사회 간의 편차를 줄이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돌봄요구가 큰 30대 장애인을 둔 한 형제의 질의에선 장애인복지시설조차 이런 장애인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을 타파할 생각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류승연 작가는 사실 돌봄요구가 큰 장애인의 서비스 거부 경험 적지 않지만, 복지관 내의 가족지원팀이 있어 장애인 당사자와 관련한 대안을 찾겠지만, 지역 복지관들마다 지원내용이 다르기에, 이런 게 일원화되도록 하고 지원인력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끝으로 플로어의 한 분은 특수교사 인력 부족 문제는 이슈화해야 하고, 활동지원사가 보호만 해선 안 되고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같이 협력해 활동지원사 교육안을 만드는 걸 제시했다. 이에 대해 오영석 연구관은 특수교사가 현재 많이 부족하며, 활동지원사 교육에 관련해선 교육부는 복지부와 협의할 마음이 있음을 내비쳤다.
장애의 두 가지 모델인 의료적 모델(좌측), 사회적 모델(우측)에 대한 도식 설명. ⓒYouth Affairs council victoria
이야기를 들으면서 통합돌봄이라는 취지엔 동감하지만, 그래도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통합돌봄을 이루는 고용, 건강 등의 서비스가 분절적이라 이를 연계할 필요는 있지만, 이들 서비스들 대부분이 장애인의 욕구, 선호, 의지를 반영하고, 존엄성을 증진·고취하기보다는 여전히 예산으로 제한하고, 장애의 의료적 모델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라, 이런 상황이라면, 돌봄이 오히려 당사자를 통제할 기제로 작용할 여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활동지원제도만 해도 수급자 선정기준으로 작용하는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가 장애인의 욕구, 선호 반영보다는 기능 제한 등에 초점이 가 있어, 실제로 이 제도가 필요한 지적·자폐성·심리사회적 장애인들의 경우엔 연립생활 시 걸림돌 요소로 작용한다. 물론 지원사들에게 월급을 많이 주자는 의견엔 지원인력의 처우개선 일환이라 동의하는 부분이 있어도 지원인력 훈련시간도 쥐꼬리인 등, 인력 전문성 기대가 어려우니 오히려 이 제도가 통제 기제로 변질될까 우려된다.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를 반영하기보단 예산과 구 장애등급, 가구 소득수준 등으로 제한하는 가족지원체계 현실은 수차례 얘기했으니 더는 얘기 않겠다. 실제로 장애인 돌봄 부담을 오롯이 가족에게 가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인 기초생활보장법 상의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것과 관련해 의료급여 관련 폐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니, 17년간 장애아동 어머니의 노동 공급 감소가 평균 약 11개월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저소득일수록 노동공급 감소가 지속적이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 이해 가는 형국인 것이다. 향후 이런 것을 더 이상 눈씻고 찾아볼 수 없도록 부양의무제 전면 폐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욕구, 존엄성 증진을 깊게 고려한 가족지원체계 등의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돌봄 부담을 줄이는 일환 중 하나로 장애인 당사자의 고용을 들 수 있을 텐데, 이조차도 장애인 일자리의 경우 예산 제한, 장애인의무고용제도에선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높지 않은 고용부담금에 실질적이지 못한 고용장려금 등을 통해 장애인의 온전한 노동권 실현을 제한한다. 장애인연금도 소득보장이기보단 소득보전 기능에 머무른 현실인 등 종합적으로 보면, 지적·자폐성 장애인 돌봄은 지역사회 연립보단 시설화, 시설수용으로의 방향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시설수용 생존자, 장애인권운동가들이 올해 4월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 위에서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군다나 천근아 교수가 조기개입을 통해 부모 간병 비용과 생산성 손실 등의 비용이 감소되고 영유아의 경우엔 적응행동 및 사회기술에 우위를 보인다는 장기추적 연구결과를 소개했는데 그걸 듣는 순간 다양성 존중보단 비장애 중심의 신경전형적인 것을 추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이 역시 좋지는 않은 의사답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더해서 장애가 있는 거구의 사람이 있으면 거구의 청년 돌봄인력이 그 사람을 제압했으면 좋겠다는 말에선 섬뜩하기까지 했다. 워낙 우리나라가 장애를 치료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전 사회에 퍼져 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만약 제압하는 식으로 하면 제압당하는 사람에겐 상당한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오히려 나중에 더 심한 행동을 하지 않겠는가?
차라리 그 행동을 불러오는 환경을 어느 정도는 소거할 수 있게, 그림으로 표정을 명확히 나타내는 ‘감정카드’나 사진 등으로 이해를 돕는 시각적 시간표, 너무 많이는 말고 2~4가지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시각적으로 구성한 선택판, 소음이나 강렬한 빛 등의 자극적인 감각과민 요소 줄이기, 스트레스 풀도록 약간의 감각적 자극을 추구하는 등 비강압적 방안들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시간이 조금 걸려도 꾸준히 그걸 할 때 오히려 장애인 당사자들은 지원자들의 마음을 느낄 것이다. 돌봄 요구가 큰 장애인의 권리 존중 방식으로 소통 시 이들도 의사소통 어느 정도는 하니까. 이고운 과장이 의사결정 지원 체계화를 얘기했다지만, 당사자를 위한다는 인력 처우 개선, 재정 영향 분석, 돌봄 사업 양적 확대 외엔 당사자의 의견과 권리를 중시하고 존엄성을 고취하기 위한 대안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한 마디로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사실상 물어보지 않은, 이들의 법적 능력을 무시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장애인의 기본권과 자유에 중점을 두기보단, 복지와 예산 관점으로 장애인 정책을 보며, 그러기에 통제 중심의 돌봄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필자는 말했고, 여기에 류승연 작가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특수학교 확대계획을 언급한 오영석 연구관의 말에서는 방향성이 어긋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수학교 확대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 얘기하는 Inclusive Education의 방향과 배치되는 지점이다. 심지어 특수학급도 협약 위반으로 보는 게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일관된 지점이다. Inclusive Education은 학생 개개인의 장애뿐만 아니라, 성별정체성, 성적 지향, 취향, 개인의 의견, 종교, 인종, 연령 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합리적 편의 제공 등이 핵심 원칙이다.
그런데 어려운 내용을 쉬운 말로 짧게 바꾸는 식의 교수적 수정을 하는 특수교사 배치가 실제로 많지 않고, 담임교사와 특수교사 간 관계가 파트너가 아니라, 특수교사가 담임교사 보조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이다. 담임교사 등에겐 장애인 권리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다. 그러기에,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이라 함은 인클루전(Inclusion)이 아닌 비장애 중심의 체계에 적응하는 것을 포함한 통합(Integration)에 불과하다.
Inclusivity. ©Pixabay
그러기에 장애학생 권리, 장차법 등에 대해 협약 관점의 정기적·체계적인 훈련이 교사들에게 이뤄져야 한다. 행동 등에서 비장애 중심의 기준을 강요하는 측면이 강한 자칭 ‘개별화 교육계획(IEP)’을 학생의 욕구와 강점 등 다양성을 중시하는 실질적 ‘개별화 교육계획’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체계들이 지역사회 내 학교에 부재하다.
실은 Inclusive Education이 제대로 되지 않기에 장애학생을 특수학교로 내쫓은 꼴이 된 교육부 정책으로 인해 부모들의 특수학교 확대 요구가 나왔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특수교사 인력 및 관련 예산 증원은 필요한 일이고 이슈화해야 한다는 부분엔 동의하지만, 기껏해야 통합인 이런 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장애학생의 진정한 돌봄으로 가기엔 한계가 상당히 많으니 말이다.
통합학급,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의 체계로 이뤄지며 분리교육이 대세였던 우리나라 대세라, 어른이 되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설수용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려서부터 함께 어울리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Inclusive Education은 필연이며, 이건 특수학교와 Inclusive Education의 동반성장은 불가능하다는 리스본 선언의 내용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니 말이다.
이외에도, 장애아동/장애인의 부모 정신 건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의는 있었지만 정작 장애아동을 포함한 장애인 당사자가 직면한 고용, 건강 등에서의 차별로 인한 정신건강 이슈와 이와 관련해 비강압적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뿐만 아니라, 정보접근성 보장 및 고인지/미등록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통한 진정한 돌봄 방안에 대한 논의도 사실상 전무했다.
한 마디로 이번 논의는 장애인 당사자 없는 반쪽짜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논의였던 셈이다. 계속 들으면서 나는 솔직히 한숨만 내쉬었다. 물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극소수라 지리멸렬하고 ‘참여적 동화’의 요건이 조성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진정한 자유를 주는 돌봄이기보다는 통제로 가는 것이니 당사자로선 용납하기 힘들다. 당사자 의견이 진정으로 반영되고 차별이 감소할 때 오히려 돌봄 부담은 줄어드는 실마리를 마련할 것이니 말이다.
전문기관 지정 대상별 역할.ⓒ보건복지부
이번 주에 보건복지부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공포했다고 한다. 그런데 통합돌봄 대상자가 65세 이상의 자,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등록 장애인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자 및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비마이너 보도에 따르면, 장애인 서비스 욕구, 필요도 다 다르기에, 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 설계나 종합 판정 시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장애계에 있었는데, 그 지적을 제정안에 반영하지 않았단다. 종합 판정 조항에서도 노쇠로 인한 신체기능, 질병 여부 등 의료서비스, 영양상태 등은 명시됐으나, 발달장애인 지원 위한 인지기능은 평가항목에 미포함됐고, 주거, 교육, 일자리 등의 서비스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도 명시하지 않았단다. (출처: 통합돌봄법 시행령 발표, 장애계 입장 반영됐을까, 비마이너, 2025년 12월 9일 기사)
한 마디로 사실상 장애인의 욕구, 선호, 의지는 무시된 채 제공자 중심의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거다. 장애인 당사자의 법적 능력을 북돋기보다는 당사자를 통제하는 돌봄통합지원법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는 거다. 이게 지금까지 말한 장애인 당사자 없는 반쪽짜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아주 많이 연관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거다.
아무튼 다시금 말하지만, 가족의 부담 경감은 맞지만, 그게 진정으로 되려면 실질적으로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기결정권, 법적 능력을 존중하며, 당사자가 자유를 향유하게끔 만드는 국가책임제가 진정한 장애인 돌봄이 될 것이다. 이런 돌봄과 관련된 논의를 나는 보고 싶다. 장애인의 진정한 기본권과 자유 향유를 위해 말이다. 세계인권선언이 지적·자폐성 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자유로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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