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학과 학생들, 언어재활사 실습 기준 완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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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8,862회 작성일 25-09-09 14:17본문
대법 ‘원격대학은 대학·전문대 수준의 실습 제공이 어렵다’ 판결
복지부 입법예고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내용 비판
실습 관리 및 감독 주체 확립, 경과조치 기준 강화 등 복지부에 요구
기자명백민 기자 입력 2025.09.09 11:21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은 지난달 21일부터 현재까지 국회와 복지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같은 달 28일에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8월 28일 당시 체감온도 40도의 폭염 속에 500여 명의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이 아스팔트 위에 빼곡히 앉아 “부실 실습 OUT! 관리 없는 실습 OUT! 개정안 강행 OUT!” 구호를 외쳤다.
또한 학생들은 청사 인도에 세워진 근조화환 앞에서 “이 화환은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다. 국민의 신뢰가 죽어가는 현실, 그 자체다.”, “언어재활사 국가자격제도의 신뢰가 죽어가고 있다.”, “20년 쌓아온 신뢰,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며 심경을 밝혔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김 모 씨는 “실습은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 환자 옆에서 경험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단 30시간만 추가로 이수하면 된다니.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의사소통장애 아들을 어머니의 “아이를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다. 그런데 실습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이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딴다니. 그건 우리 가족에게 공포다. 국가가 왜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는가”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원격대학 학생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언어치료학과 학생. ©한국언어재활사협회
원격대학 학생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언어치료학과 학생. ©한국언어재활사협회
이전 장애인복지법은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에 대해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원·대학·전문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석사학위·학사학위·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원격대학 졸업생도 2급 언어재활사 시험응시 자격을 부여해 왔지만, 지난해 6월 서울고등법원이 2급 언어재활사 자격요건을 규정한 조항의 문언을 해석함에 있어 ‘원격대학’을 포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격대학은 대면 수업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고등교육법상 대학원·대학·전문대학에서 실시되는 수준의 실습·실기 교육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또한 소송을 기각하며 지난해 11월 ‘제13회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에서 원격대학 학생들의 응시가 취소됐다.
하지만 올해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요건에 원격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자를 포함하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현장 실습과목을 이수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단서 조항을 추가했다. 또한 졸업생의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현장실습과목을 이수하는 경우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의 응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본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8월 4일 등에서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이수해야 하는 현장실습과목(언어재활관찰, 언어진단실습, 언어재활실습)의 세부 기준을 규정한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기존 원격대학의 졸업생 등이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는 언어진단실습 및 언어재활실습에 해당하는 과목을 총 30시간 이상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건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한국언어재활사협회 관계자는 “언어재활사는 의사소통 장애인의 삶을 책임진다. 실습을 줄인다는 건 수술실에서 인턴에게 단 하루만 참관시키고 수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의 안전은 실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이미 ‘원격대학은 대학·전문대 수준의 실습 제공이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음에도 정부는 실습 기준을 완화하며 문턱을 낮췄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추가 30시간이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추가 실습은 처벌이 아니라 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책이고 아무런 보완도 없이 자격을 인정하라는 요구야말로 특혜라는 것. 아울러 환자 안전과 직결된 영역에서 불완전한 교육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제도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국민의 안전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은 품질과 책임이지, 거래의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실습 관리·감독 주체 확립 ▲경과조치 기준 강화 ▲지도자 자격 요건 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의 1인 릴레이 시위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인 9월 1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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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복지부 입법예고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내용 비판
실습 관리 및 감독 주체 확립, 경과조치 기준 강화 등 복지부에 요구
기자명백민 기자 입력 2025.09.09 11:21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은 지난달 21일부터 현재까지 국회와 복지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같은 달 28일에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8월 28일 당시 체감온도 40도의 폭염 속에 500여 명의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이 아스팔트 위에 빼곡히 앉아 “부실 실습 OUT! 관리 없는 실습 OUT! 개정안 강행 OUT!” 구호를 외쳤다.
또한 학생들은 청사 인도에 세워진 근조화환 앞에서 “이 화환은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다. 국민의 신뢰가 죽어가는 현실, 그 자체다.”, “언어재활사 국가자격제도의 신뢰가 죽어가고 있다.”, “20년 쌓아온 신뢰,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며 심경을 밝혔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김 모 씨는 “실습은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다. 환자 옆에서 경험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단 30시간만 추가로 이수하면 된다니.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의사소통장애 아들을 어머니의 “아이를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다. 그런데 실습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이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딴다니. 그건 우리 가족에게 공포다. 국가가 왜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는가”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원격대학 학생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언어치료학과 학생. ©한국언어재활사협회
원격대학 학생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언어치료학과 학생. ©한국언어재활사협회
이전 장애인복지법은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에 대해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원·대학·전문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석사학위·학사학위·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이 규정을 근거로 원격대학 졸업생도 2급 언어재활사 시험응시 자격을 부여해 왔지만, 지난해 6월 서울고등법원이 2급 언어재활사 자격요건을 규정한 조항의 문언을 해석함에 있어 ‘원격대학’을 포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격대학은 대면 수업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고등교육법상 대학원·대학·전문대학에서 실시되는 수준의 실습·실기 교육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또한 소송을 기각하며 지난해 11월 ‘제13회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에서 원격대학 학생들의 응시가 취소됐다.
하지만 올해 4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요건에 원격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자를 포함하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현장 실습과목을 이수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단서 조항을 추가했다. 또한 졸업생의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현장실습과목을 이수하는 경우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의 응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본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8월 4일 등에서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이수해야 하는 현장실습과목(언어재활관찰, 언어진단실습, 언어재활실습)의 세부 기준을 규정한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기존 원격대학의 졸업생 등이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는 언어진단실습 및 언어재활실습에 해당하는 과목을 총 30시간 이상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건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한국언어재활사협회 관계자는 “언어재활사는 의사소통 장애인의 삶을 책임진다. 실습을 줄인다는 건 수술실에서 인턴에게 단 하루만 참관시키고 수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의 안전은 실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이미 ‘원격대학은 대학·전문대 수준의 실습 제공이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음에도 정부는 실습 기준을 완화하며 문턱을 낮췄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추가 30시간이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추가 실습은 처벌이 아니라 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책이고 아무런 보완도 없이 자격을 인정하라는 요구야말로 특혜라는 것. 아울러 환자 안전과 직결된 영역에서 불완전한 교육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제도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국민의 안전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의 본질은 품질과 책임이지, 거래의 수단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실습 관리·감독 주체 확립 ▲경과조치 기준 강화 ▲지도자 자격 요건 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의 1인 릴레이 시위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인 9월 1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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