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시각장애인은 돈을 어떻게 구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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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245회 작성일 26-03-30 10:53본문
[에이블뉴스 서인환 칼럼니스트] 요즘은 현금을 직접 사용하기보다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바코드 페이를 NFC 인식기에 접촉해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시각장애인은 한여름에도 호주머니가 많은 옷을 입고 다닌다. 지폐는 천원권, 오천원권, 만원권, 오만원권 네 가지가 있다.
여름에는 바지 앞과 뒤에 호주머니가 각각 두 개 달려 있는 바지를 입고 다닌다. 겨울에는 겉과 속에 호주머니가 두 개씩 달린 상의를 입는다. 천원권은 좌측 앞 호주머니, 오천원권은 우측 앞 호주머니 등과 같이 액면가에 따라 넣어두는 호주머니가 다르다. 물론 호주머니에 넣기 전에 정안인에게 물어서 액면가를 알아낸다. 가끔 음주 등으로 혼동하여 금액을 과다하게 지불하고 정안인이 알면서 그냥 받아간 것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과거에는 지폐의 폭과 길이가 액면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은행에서 돈을 헤아리는 기계가 도입되면서 폭의 차이를 줄여야 하나의 기계에서 모든 액면가 지폐를 모두 헤아릴 수 있다. 그래서 현재의 돈은 크기 변별력이 낮아서 시각장애인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2006년에 우리나라 돈에는 점이 도입되었다. 천원권은 점 한 개, 오천원권은 점 두 개, 만원권은 점 3개, 오만원권은 점이 없다. 오만원권은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점 네 개를 찍을 만한데 없어도 구분할 수 있으므로 점을 찍지 않았다.
신권이라면 점을 손으로 만지면 촉각이 구분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동안 점은 무디어져서 촉각으로 구분할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는 검은 점은 언제나 선명하다.
외국에 우리나라도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폐를 구분하는 표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지만, 남에게 보여주기가 우선이다 보니 실제로 시각장애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표식이 되어 버렸다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88올림픽 직전에 ‘장애자’를 ‘장애인’으로 법적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 또한 장애자가 비하 발언이므로 장애인을 우대하기 위해 고친 것이 아니라 뭔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장애인 정책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는데, 예산이 특별히 추가로 들지 않는 방식으로 명칭 변경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장애인권리협약이 유엔에서 마무리되던 시기인 2006년 지폐에 점을 찍기 시작했다. 지폐의 점과 ‘장애인’ 명칭 변경이 결국 생색내기 행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한 시각장애인은 지폐에도 점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백만원을 준비했다. 직접 지폐에 점을 찍었다. 점자가 찍힌 돈을 은행에 저축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백만원을 찾았다. 금액은 동일하지만 점자가 찍힌 그 돈은 아니다. 다시 점자를 100장 찍고 저녁에 은행에 저축했다. 이렇게 매일 은행에서 돈을 찾아다가 점자를 찍고는 다시 저축을 했다.
점자를 찍으면서 혹시 한국은행에서 화폐에 점을 찍어 훼손했다고 고발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도 눈이 보이지 않아 돈을 구분하려고 그렇게 했다면 정상참작이 되겠지 스스로 안심시켰다. 점을 찍기 시작한 지 3년 가까이 되어 자신이 찍은 돈이 이제 4만장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 은행에서 찾아온 지폐 중에 점자가 찍힌 돈이 있었다.
자신이 찍은 점자가 찍힌 지폐가 세상을 돌고 돌다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너무나 기뻐서 시간만 있다면 모든 돈에 점자를 자신이 찍고 싶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 자신이 점자를 찍은 돈이 자신에게 돌아온 것만으로 만족하겠다며 점자를 찍는 일을 구만두기로 하고 친구에게 술을 샀다고 한다.
한국 지폐(천원에는 금액 아래 점이 하나 찍혀 있다), 캐나다 지폐(5달러에는 점 한 칸, 10달러에는 두칸). ©서인환
지폐를 시각장애인을 위해 구분하도록 하는 최초의 방식을 채택한 나라는 캐나다다. 개나다는 2001년 점자로 액면가를 표시하다가 점자를 모르는 사람도 있어서 결국은 모든 점을 다 찍은 모양(⠿)을 몇 개로 나타내는가에 따라 액면가가 달라진다. 5달러는 우측 상단에 점을 한 칸, 10달러는 아래에 점을 두 칸 찍었다.
유로화는 점자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지폐의 액면가에 따라 크기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금액의 숫자를 돌출되게 하여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촉각을 도입한 것은 2002년이다.
액면가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숫자가 돌출된 유료화. ©서인환
호주는 점자 표기법으로 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5달러에는 점을 하나, 10달러에는 점을 두 개, 20달러에는 점 세 개, 50달러에는 점 네 개, 100달러에는 점 다섯 개를 찍었다.
재질이 특수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이기에 점이 오래 지나도 손상되지 않는다. 점의 도입 시기는 2016년이다. 우측 상단 금액을 표시한 숫자 위에 점을 찍은 화폐가 있는데, 이는 점자는 아니다. 펀칭 무늬 방식으로 위조를 방지하듯이 점의 크기와 모양으로 위조방지와 시각장애인이 점의 양을 가지고 화폐 단위를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점이 많을수록 금액은 커진다.
5달러에 점이 하나 찍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의 화폐는 액면가에 따라 색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서인환
일본의 화폐는 점자를 찍거나 숫자의 돌출이 아니라 중앙의 원 모양의 무늬 선을 다양한 모양의 촉각 선으로 구분하도록 하였다.
천엔은 짧은 선형 돌기, 5천엔은 선과 점의 조합, 만엔은 더 길거나 다른 모양의 패턴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촉각을 표시하였으나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위조방지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었다. 더 뚜렷한 돌출 무늬를 넣어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것은 2004년 신권부터였다.
일본 화폐. 중앙 부분의 원형의 선을 돌출시켜 구분을 하도록 한 것인데, 액면가에 따라 무늬가 다르다. ©서인환
온두라스는 2010년에 점자 화폐를 도입하였다. 초기에는 점자문자가 아닌 돌출선이나 점을 이용하고 있다. 인쇄기술에서 돌출인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식 점자 문자를 그대로 표기하고 시작하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다면서 눈으로 보는 점을 찍고 촉각으로는 알 수 없도록 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우측 끝 중앙에 점자로 1달러라고 점자로 적혀 있다. 2달러 지폐에는 점자로 숫자 2가 표시되어 있다. 정식 점자의 표기는 온두라스가 최초인 셈이다.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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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바지 앞과 뒤에 호주머니가 각각 두 개 달려 있는 바지를 입고 다닌다. 겨울에는 겉과 속에 호주머니가 두 개씩 달린 상의를 입는다. 천원권은 좌측 앞 호주머니, 오천원권은 우측 앞 호주머니 등과 같이 액면가에 따라 넣어두는 호주머니가 다르다. 물론 호주머니에 넣기 전에 정안인에게 물어서 액면가를 알아낸다. 가끔 음주 등으로 혼동하여 금액을 과다하게 지불하고 정안인이 알면서 그냥 받아간 것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과거에는 지폐의 폭과 길이가 액면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은행에서 돈을 헤아리는 기계가 도입되면서 폭의 차이를 줄여야 하나의 기계에서 모든 액면가 지폐를 모두 헤아릴 수 있다. 그래서 현재의 돈은 크기 변별력이 낮아서 시각장애인은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2006년에 우리나라 돈에는 점이 도입되었다. 천원권은 점 한 개, 오천원권은 점 두 개, 만원권은 점 3개, 오만원권은 점이 없다. 오만원권은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점 네 개를 찍을 만한데 없어도 구분할 수 있으므로 점을 찍지 않았다.
신권이라면 점을 손으로 만지면 촉각이 구분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동안 점은 무디어져서 촉각으로 구분할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는 검은 점은 언제나 선명하다.
외국에 우리나라도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폐를 구분하는 표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지만, 남에게 보여주기가 우선이다 보니 실제로 시각장애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표식이 되어 버렸다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88올림픽 직전에 ‘장애자’를 ‘장애인’으로 법적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 또한 장애자가 비하 발언이므로 장애인을 우대하기 위해 고친 것이 아니라 뭔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장애인 정책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는데, 예산이 특별히 추가로 들지 않는 방식으로 명칭 변경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장애인권리협약이 유엔에서 마무리되던 시기인 2006년 지폐에 점을 찍기 시작했다. 지폐의 점과 ‘장애인’ 명칭 변경이 결국 생색내기 행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한 시각장애인은 지폐에도 점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백만원을 준비했다. 직접 지폐에 점을 찍었다. 점자가 찍힌 돈을 은행에 저축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백만원을 찾았다. 금액은 동일하지만 점자가 찍힌 그 돈은 아니다. 다시 점자를 100장 찍고 저녁에 은행에 저축했다. 이렇게 매일 은행에서 돈을 찾아다가 점자를 찍고는 다시 저축을 했다.
점자를 찍으면서 혹시 한국은행에서 화폐에 점을 찍어 훼손했다고 고발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도 눈이 보이지 않아 돈을 구분하려고 그렇게 했다면 정상참작이 되겠지 스스로 안심시켰다. 점을 찍기 시작한 지 3년 가까이 되어 자신이 찍은 돈이 이제 4만장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 은행에서 찾아온 지폐 중에 점자가 찍힌 돈이 있었다.
자신이 찍은 점자가 찍힌 지폐가 세상을 돌고 돌다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너무나 기뻐서 시간만 있다면 모든 돈에 점자를 자신이 찍고 싶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 자신이 점자를 찍은 돈이 자신에게 돌아온 것만으로 만족하겠다며 점자를 찍는 일을 구만두기로 하고 친구에게 술을 샀다고 한다.
한국 지폐(천원에는 금액 아래 점이 하나 찍혀 있다), 캐나다 지폐(5달러에는 점 한 칸, 10달러에는 두칸). ©서인환
지폐를 시각장애인을 위해 구분하도록 하는 최초의 방식을 채택한 나라는 캐나다다. 개나다는 2001년 점자로 액면가를 표시하다가 점자를 모르는 사람도 있어서 결국은 모든 점을 다 찍은 모양(⠿)을 몇 개로 나타내는가에 따라 액면가가 달라진다. 5달러는 우측 상단에 점을 한 칸, 10달러는 아래에 점을 두 칸 찍었다.
유로화는 점자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지폐의 액면가에 따라 크기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금액의 숫자를 돌출되게 하여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촉각을 도입한 것은 2002년이다.
액면가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숫자가 돌출된 유료화. ©서인환
호주는 점자 표기법으로 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5달러에는 점을 하나, 10달러에는 점을 두 개, 20달러에는 점 세 개, 50달러에는 점 네 개, 100달러에는 점 다섯 개를 찍었다.
재질이 특수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이기에 점이 오래 지나도 손상되지 않는다. 점의 도입 시기는 2016년이다. 우측 상단 금액을 표시한 숫자 위에 점을 찍은 화폐가 있는데, 이는 점자는 아니다. 펀칭 무늬 방식으로 위조를 방지하듯이 점의 크기와 모양으로 위조방지와 시각장애인이 점의 양을 가지고 화폐 단위를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점이 많을수록 금액은 커진다.
5달러에 점이 하나 찍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거의 모든 나라의 화폐는 액면가에 따라 색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서인환
일본의 화폐는 점자를 찍거나 숫자의 돌출이 아니라 중앙의 원 모양의 무늬 선을 다양한 모양의 촉각 선으로 구분하도록 하였다.
천엔은 짧은 선형 돌기, 5천엔은 선과 점의 조합, 만엔은 더 길거나 다른 모양의 패턴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촉각을 표시하였으나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위조방지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었다. 더 뚜렷한 돌출 무늬를 넣어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것은 2004년 신권부터였다.
일본 화폐. 중앙 부분의 원형의 선을 돌출시켜 구분을 하도록 한 것인데, 액면가에 따라 무늬가 다르다. ©서인환
온두라스는 2010년에 점자 화폐를 도입하였다. 초기에는 점자문자가 아닌 돌출선이나 점을 이용하고 있다. 인쇄기술에서 돌출인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식 점자 문자를 그대로 표기하고 시작하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다면서 눈으로 보는 점을 찍고 촉각으로는 알 수 없도록 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우측 끝 중앙에 점자로 1달러라고 점자로 적혀 있다. 2달러 지폐에는 점자로 숫자 2가 표시되어 있다. 정식 점자의 표기는 온두라스가 최초인 셈이다.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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