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남자는 장애인이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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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빛촌 조회 9,945회 작성일 25-06-23 15:37본문
기자명칼럼니스트 서인환 입력 2025.06.20 14:35 수정 2025.06.20 17:15
아이는 형편이 어려워도 꽃이고, 형편이 어려워서 더욱더 꽃이다. 외면하지 말고 잘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꽃이 아니라 꽃보다 더 귀하다고 표현한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처럼 말이다.
미국에서 1919년에 창립한 Easter Seals은 장애인 모금 전문 자선단체다. 이스트는 부활절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씰을 만들어 주로 폐결핵 퇴치 비용을 마련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씰은 부활절에도 만들고, 추수감사절에도 만든다. 이렇게 제작하여 판매된 씰의 수익금은 대부분 장애인의 복지기금으로 사용됐다.
이스트 씰은 물개협회(미국과 캐나다의 자선단체)나 엘리자베스 캐니재단, 신데렐라재단 등과 협력하여 씰의 판매는 이스트 씰이 맡고 수익금의 활용은 자선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했다. 신데렐라재단은 유럽과 아메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 자선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단체이다. 특수학교도 건립하고, 복지시설도 지원했다.
처음에 장애인을 상징하는 심벌은 휠체어 마크가 아니었다. 휠체어가 발명된 것은 1933년이다. 광부 헤리 제닝스가 채광사고로 장애인이 된 동료 친구를 위해 발명한 것이 초기의 휠체어다. 현대식의 휠체어는 독일의 부렌하이머가 내반족 어머니의 농장작업을 돕기 위해 바퀴 달린 의자를 발명한 것이 계기라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1960년대 이전의 장애인 심벌은 당연히 목발일 것이다. 문헌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목발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1917년 프랑스의 에밀 슐리크가 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을 위해 목발을 만들어 특허를 냈다.
그런데 이스트 씰은 목발을 장애인 심벌로 사용하기에는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아이디어를 낸 것이 꽃이다. 백합꽃은 나팔관이 길어 목발처럼 생겼다. 백합은 순수, 희망, 부활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목발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고, 재활을 상징하기에도 적절한 것이 백합꽃이었다. 그리고 부활절에 씰을 판매하여 모금을 해야 하는데, 부활의 상징과 재활해야 하는 장애인을 결부시키는 것은 아주 멋진 기획이었다.
이스트 씰은 모든 씰(정식 우표는 아니어서 우편물에 비용 지불 표시로 부착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부착하여 장애인돕기를 널리 홍보하는 라벨이다)에 백합을 그려 넣었다. 그렇게 되니 장애인은 꽃을 든 사람이 된 것이다. 이 심벌은 1967년까지 계속되었다. 목발을 백합이란 상징을 이용하는 것은 나름대로 멋이 있었다.
휠체어가 개발되었다고 하여 목발을 던지고 휠체어로 갈아타는 것은 아니다. 목발은 경증을 상징하고 휠체어는 중증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휠체어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목발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재활이라고 여겼다. 꽃으로 상징하는 것을 몇 년 동안 사용하니 식상하기도 하고 후원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보다 사실적인 표현이 필요했다. 그래서 목발을 집어 던지는 이미지와 목발을 사용하여 불편한 생활을 하는 모습, 목발의 불편함에도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 복지기금의 혜택으로 목발을 잘 사용하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해에 하나의 그림으로 씰을 만들다가 그 장수가 점점 늘어나 수십 장의 시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는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의도가 담겨진 것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도움을 받는 그림이다. 그리고 글씨로는 ‘불구자를 도와주세요’(Help Crippled)라고 헌금을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을 물리적으로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니다. 돈 내라는 소리다. 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와 희망인지, 한숨인지, 동경인지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다. 장애인이 목발을 내려놓고 꿇어앉아 어려움을 기도로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후원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가 되어 휠체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휠체어가 장애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휠체어는 장애인을 상징하는 것에서 접근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를 상징하는 의미로 점차 발전해 간다. 목발의 경증보다는 휠체어로 중증을 그리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불구’라는 용어는 1990년대가 되어 장애인계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 사라지게 된다.
장애인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장애인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워 커밍아웃을 꺼리는 것처럼 여길지 몰라도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모급을 위해 장애인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은 자선의 의미가 너무 강하여 장애인이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그 결과 2000년대에 와서는 장애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모금의 성격만 장애인기금마련이고, 이미지는 다양한 자연 속의 꽃을 그림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제 백합이 목발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스트 씰의 단체 로고로는 여전히 존재한다. ‘불구’란 용어도 사라졌다.
우표는 전쟁으로 인한 복구나 다친 용사들의 복지기금 마련과 장애인복지 지금 등 모금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정식 우표가 아니어도 씰을 제작하여 라벨로 판매를 하여 자선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한 장애인단체의 예를 들면, 미국맹인연합회는 정부로부터 단돈 일 원도 지원을 받지 않는다. 순수 후원 모금으로 연간 300억원 이상을 모금하고 있다. 정기 후원과 후원의 밤 초청 행사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정부나 언론이 모금을 지원하는 것은 공동모금회뿐이다. 나머지 단체들은 각자 알아서 모금을 하는 것을 허락을 받도록 관리만 할 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애인 당사자 단체가 당사자의 목소리를 높여 가장 사각지대의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갖출 수가 없다.
꽃을 든 남자는 구애를 하는 남자지만, 꽃을 든 여자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주로 통일교 교도들이 거리에서 꽃을 들고 팔면서 전교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이 꽃이라는 생각은 미국에서는 역사가 깊다. 장애인도 미국의 일부다. 부강한 미국을 위해 장애인복지를 구현한다는 미국 정부의 슬로건을 보면, 장애인을 일부로 인정하여 전부가 행복해야만 완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분이 어려우면 전체가 강하기 어렵다. 꽃을 든 사람. 장애인이 모금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참여로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미국의 어느 우표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문구로는 For a stronger America, count us in!(미국이 부강해지기 위해 우리도 참여합시다.) 43 million people with disabilities. 29(미국 장애인 인구 4천 3백만, 인구의 29%)라고 적혀 있다. 장애 인구가 5%로 낮은 한국이 장애인 출현율이 낮은 복지국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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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형편이 어려워도 꽃이고, 형편이 어려워서 더욱더 꽃이다. 외면하지 말고 잘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꽃이 아니라 꽃보다 더 귀하다고 표현한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처럼 말이다.
미국에서 1919년에 창립한 Easter Seals은 장애인 모금 전문 자선단체다. 이스트는 부활절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씰을 만들어 주로 폐결핵 퇴치 비용을 마련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씰은 부활절에도 만들고, 추수감사절에도 만든다. 이렇게 제작하여 판매된 씰의 수익금은 대부분 장애인의 복지기금으로 사용됐다.
이스트 씰은 물개협회(미국과 캐나다의 자선단체)나 엘리자베스 캐니재단, 신데렐라재단 등과 협력하여 씰의 판매는 이스트 씰이 맡고 수익금의 활용은 자선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했다. 신데렐라재단은 유럽과 아메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 자선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단체이다. 특수학교도 건립하고, 복지시설도 지원했다.
처음에 장애인을 상징하는 심벌은 휠체어 마크가 아니었다. 휠체어가 발명된 것은 1933년이다. 광부 헤리 제닝스가 채광사고로 장애인이 된 동료 친구를 위해 발명한 것이 초기의 휠체어다. 현대식의 휠체어는 독일의 부렌하이머가 내반족 어머니의 농장작업을 돕기 위해 바퀴 달린 의자를 발명한 것이 계기라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1960년대 이전의 장애인 심벌은 당연히 목발일 것이다. 문헌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목발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1917년 프랑스의 에밀 슐리크가 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을 위해 목발을 만들어 특허를 냈다.
그런데 이스트 씰은 목발을 장애인 심벌로 사용하기에는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 같아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아이디어를 낸 것이 꽃이다. 백합꽃은 나팔관이 길어 목발처럼 생겼다. 백합은 순수, 희망, 부활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목발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고, 재활을 상징하기에도 적절한 것이 백합꽃이었다. 그리고 부활절에 씰을 판매하여 모금을 해야 하는데, 부활의 상징과 재활해야 하는 장애인을 결부시키는 것은 아주 멋진 기획이었다.
이스트 씰은 모든 씰(정식 우표는 아니어서 우편물에 비용 지불 표시로 부착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부착하여 장애인돕기를 널리 홍보하는 라벨이다)에 백합을 그려 넣었다. 그렇게 되니 장애인은 꽃을 든 사람이 된 것이다. 이 심벌은 1967년까지 계속되었다. 목발을 백합이란 상징을 이용하는 것은 나름대로 멋이 있었다.
휠체어가 개발되었다고 하여 목발을 던지고 휠체어로 갈아타는 것은 아니다. 목발은 경증을 상징하고 휠체어는 중증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휠체어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목발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재활이라고 여겼다. 꽃으로 상징하는 것을 몇 년 동안 사용하니 식상하기도 하고 후원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보다 사실적인 표현이 필요했다. 그래서 목발을 집어 던지는 이미지와 목발을 사용하여 불편한 생활을 하는 모습, 목발의 불편함에도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 복지기금의 혜택으로 목발을 잘 사용하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해에 하나의 그림으로 씰을 만들다가 그 장수가 점점 늘어나 수십 장의 시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는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의도가 담겨진 것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도움을 받는 그림이다. 그리고 글씨로는 ‘불구자를 도와주세요’(Help Crippled)라고 헌금을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을 물리적으로 도와 달라는 것이 아니다. 돈 내라는 소리다. 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와 희망인지, 한숨인지, 동경인지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다. 장애인이 목발을 내려놓고 꿇어앉아 어려움을 기도로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후원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가 되어 휠체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휠체어가 장애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휠체어는 장애인을 상징하는 것에서 접근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를 상징하는 의미로 점차 발전해 간다. 목발의 경증보다는 휠체어로 중증을 그리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불구’라는 용어는 1990년대가 되어 장애인계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 사라지게 된다.
장애인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장애인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워 커밍아웃을 꺼리는 것처럼 여길지 몰라도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모급을 위해 장애인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은 자선의 의미가 너무 강하여 장애인이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그 결과 2000년대에 와서는 장애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모금의 성격만 장애인기금마련이고, 이미지는 다양한 자연 속의 꽃을 그림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제 백합이 목발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스트 씰의 단체 로고로는 여전히 존재한다. ‘불구’란 용어도 사라졌다.
우표는 전쟁으로 인한 복구나 다친 용사들의 복지기금 마련과 장애인복지 지금 등 모금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정식 우표가 아니어도 씰을 제작하여 라벨로 판매를 하여 자선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한 장애인단체의 예를 들면, 미국맹인연합회는 정부로부터 단돈 일 원도 지원을 받지 않는다. 순수 후원 모금으로 연간 300억원 이상을 모금하고 있다. 정기 후원과 후원의 밤 초청 행사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정부나 언론이 모금을 지원하는 것은 공동모금회뿐이다. 나머지 단체들은 각자 알아서 모금을 하는 것을 허락을 받도록 관리만 할 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애인 당사자 단체가 당사자의 목소리를 높여 가장 사각지대의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갖출 수가 없다.
꽃을 든 남자는 구애를 하는 남자지만, 꽃을 든 여자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주로 통일교 교도들이 거리에서 꽃을 들고 팔면서 전교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이 꽃이라는 생각은 미국에서는 역사가 깊다. 장애인도 미국의 일부다. 부강한 미국을 위해 장애인복지를 구현한다는 미국 정부의 슬로건을 보면, 장애인을 일부로 인정하여 전부가 행복해야만 완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분이 어려우면 전체가 강하기 어렵다. 꽃을 든 사람. 장애인이 모금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의 참여로 꽃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미국의 어느 우표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문구로는 For a stronger America, count us in!(미국이 부강해지기 위해 우리도 참여합시다.) 43 million people with disabilities. 29(미국 장애인 인구 4천 3백만, 인구의 29%)라고 적혀 있다. 장애 인구가 5%로 낮은 한국이 장애인 출현율이 낮은 복지국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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